EU 집행위원장, 밴스 미 부통령에 “협력 기대”

2025.02.12 15:39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왼쪽)과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회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왼쪽)과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회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유럽연합(EU)과 미국의 고위 당국자가 만나 관세를 포함한 경제 현안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다음달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가 발효되기 전까지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정상회의’를 계기로 J D 밴스 미 부통령을 만난 뒤 엑스(옛 트위터)에 “동맹으로서 (미·EU의) 공동 과제에 대해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썼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안보와 안정, 기술이라는 위대한 약속, 비시장 과잉생산이라는 중대한 과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및 귀하(밴스 부통령)와 지속해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면서 “뮌헨 안보회의(14~16일)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상견례 성격이긴 하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EU 간 고위급 당국자 회동은 처음이다. 이번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철강·알루미늄에 다음달 1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날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발언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EU의 대응 수위를 조절할 여지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EU 집행위는 정례 브리핑에서 단호한 대응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현재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만 나온 상태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EU는 미국에 반격하겠다고 맹세한 지 몇 시간 만에 미국을 ‘동맹’으로 규정했다”며 EU의 메시지가 완화된 점을 짚었다.

밴스 부통령도 이날 회동 전 모두발언에서 “무역을 포함한 경제 현안 등 많은 것들을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유럽과 함께 많은 경제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으며, 유럽과 미국 양쪽 모두에 좋은 안보 파트너십을 위해 실질적으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성명에서 “관세는 기업에 나쁘고 소비자에겐 더 나쁜 세금”이라며 “EU에 대한 부당한 관세에 대응할 것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확고하고 비례적인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U 내부에선 단합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EU는 단결해 대응할 것”이라며 “하지만 관세와 보복관세라는 잘못된 길은 피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EU는 철강·알루미늄 생산량의 2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대미 수출량이 세 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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