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한국 퓨리오사AI ‘눈독’…K반도체 경쟁력은 어쩌나

2025.02.12 20:55 입력 2025.02.12 22:11 수정

AI칩 탈엔비디아 일환, ‘인수 논의’ 보도…기술·인력 유출 우려 목소리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한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 인수를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고자 자체 AI 반도체 확보에 나선 메타가 한국의 반도체 설계 기술 및 인력까지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브스는 11일(현지시간) 메타가 퓨리오사AI 인수를 논의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안에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당사는 다양한 형태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AI 추론 연산 특화 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스타트업이다. 삼성전자와 미국 반도체 기업 AMD 엔지니어 출신인 백준호 대표가 2017년 설립했다.

퓨리오사AI는 2021년 첫 번째 AI 반도체 ‘워보이’를 선보였다. 지난해 8월에는 차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를 공개했다. 올해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의 5나노 공정을 통해 대량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브스는 다수의 기업이 퓨리오사AI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메타도 이들 기업 중 하나라고 했다.

메타의 퓨리오사AI 인수 추진은 AI 반도체 개발을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메타는 현재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엔비디아의 AI 칩을 구매하고 있다. 메타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도 협력해 자체 맞춤형 AI 칩을 개발 중이다. 메타는 올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에 최대 650억달러(약 93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퓨리오사AI는 현재까지 약 1억1500만달러(약 167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달 초엔 벤처캐피털 크릿벤처스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 건을 ‘애크하이어(acqhire)’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인수(acquisition)와 고용(hire)의 합성어로, 빅테크가 필요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통째로 사들이는 관행을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전문가는 “메타는 자체 반도체 개발팀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퓨리오사AI를 통째로 사려는 게 아닐까 싶다”며 “퓨리오사AI로선 판매처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아예 고객사 밑으로 들어가는 것을 기회로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인수될 경우 결국 미국 회사가 되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기술과 인력이 외국 회사에 넘어가는 것은 한국 AI 반도체 경쟁력의 관점에선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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