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선호 커지면서
랜드마크 위주 급상승 불가피
거래는 없이 호가만 오를 수도
일각 신중론 “여파 두고 봐야”
서울시가 12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대거 해제하면서 대기 상태에 있던 투자 수요가 몰려 강남 일대의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다만 전반적인 거래 침체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까지 상승세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날 “강남 3구의 집값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경향성을 보여왔지만 이번 해제로 각 지역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큰 폭의 집값 상승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발표된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신고가가 속출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던 잠실의 리센츠 전용면적 124㎡는 지난해 12월 최고가인 37억50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지난달 37억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14㎡도 올해 초 52억9000만원에 팔려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잠실, 삼성, 대치, 청담동 등 강남권은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크고 전세 낀 주택을 구입하는 상급지 교체 수요가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삼성동 래미안라클라시, 힐스테이트 1차,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2단지 등 지역 내 랜드마크 등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선주 경기대 부동산자산관리학과 교수는 “강남 3구는 이미 지난해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가능성이 호가에 선반영돼 있었는데 이번 해제로 해당 지역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기대가격이 반영된 거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뜨거운 감자’인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 1·2차, 선경, 미도, 쌍용 1·2차, 우성 1차, 은마 아파트를 비롯해 삼성동 진흥아파트, 청담동 현대 1차,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우성 1·2·3차, 우성 4차,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등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14개 아파트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신중론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번 해제로 매물을 거둬놨던 매도인들이 많게는 5억원 이상 호가를 올린 매물을 던질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결국 ‘얼마에 거래되느냐’”라며 “강남은 대출규제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하지만 여전히 매수자들이 적극 매수세로 돌아서지 않은 만큼 이번 해제에 따른 여파는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