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측 “건강 악화로 19일 국회 출석 못해, 구치소 오면 응할 것”

2025.02.13 08:59 입력 2025.02.13 16:00 수정

“명태균 제출한 UBS에 윤석열·김건희 육성”

“홍준표 경남지사 선거 때 ‘20억 차용증’ 있다”

“황금폰 포렌식 하니 전·현직 의원 140명”

명태균씨가 지난해 11월 8일 경남 창원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명태균씨가 지난해 11월 8일 경남 창원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건강 악화로 오는 19일 증인으로 채택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명씨의 법률대리인이 13일 밝혔다. 국회의원들이 명씨가 수감된 창원교도소 내 구치소에 와서 현장 질의를 하면 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명씨의 법률대리인은 또 명씨가 검찰에 제출한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명씨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육성이 담겨 있다며 명태균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씨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남상권 변호사는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건강상 이유로 (19일 국회에) 출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무릎이 안 좋고 외래진료를 받았는데 재수술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고 지금은 약물처방만 받고 있다. (상태가) 악화가 됐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국회의원들이 구치소에 가서 현장 질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만약 그렇게 결정해서 온다면 응해야 하지 않나, 다만 (명씨가) 서울로 올라가서 출석하는 것은 건강상 도저히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명씨가 검찰에 제출한 UBS 복사본에 2022년 5월 9일 명씨가 윤 대통령, 김 여사와 잇따라 통화한 육성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김 여사가 당시 6·1 지방선거와 함께 열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한 김 전 의원의 공천에 대해 “잘 될 것이다”, “(5월 10일 열리는) 취임식에 꼭 오라”고 말한 육성을 뜻한다. 남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명씨가 그러한 육성파일을 갖고 있다는 것을 12·3 비상계엄 선포 전에 알았다고 주장하며 “특검에서 밝혀야 한다. 명태균 게이트보다 폭발력이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내용 중 홍준표 대구시장의 과거 선거비용과 관련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이른바 ‘20억원 차용증’ 의혹 제보자가 자신이라며 “홍 시장이 2014년 경남지사 선거를 치를 때 20억원 이상의 돈을 빌려서 조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한테 빌린 차용증이 있다. 홍 시장 주민번호도 기재돼 있고, 운전면허증이 첨부돼 있다”면서 “선거비용 법정한도 이상을 써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때가 되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홍 시장 관련 ‘20억원 차용증’ 제보를 받았다. 너무 엄청난 얘기라 말을 못한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남 변호사는 명씨가 전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누구 덕에 서울시장, 대구시장에 앉은 자들이 면회는 못 올망정 내가 구속되니 날 고소를 해?’라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 시장을 겨냥한 데 대해 “명태균 특검에 찬성하는 취지”라며 “억울하다면 ‘얼씨구나’ 하고 특검에 찬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황금폰’ 포렌식을 하니까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희, 박상웅 의원과 카카오톡 주고받은 내용도 나온다”며 “도대체 얼마나 많은 국민의힘 정치인이 관계를 맺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카카오톡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보고서가 작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명씨에게 들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관련 일화도 소개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른바 ‘개사과’ 사건이 있을 때 권 원내대표가 김 여사에게 자제해달라는 말을 했다가 김 여사가 격노해 권 원내대표 배우자가 (윤 대통령 부부가 살던) 아크로비스타 출입금지령이 내려져 방문하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명씨의 국회 출석과 관련해 민주당은 이날 서두를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명씨의 불출석이) 확정된 건 아니다”라며 “개인 신상의 불편함 등을 (불출석) 이유로 든 것으로 아는데 아직 (국회에 나오지 않겠다고) 결론 내린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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