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식 ‘우크라 종전’ 시동…“미·러, 즉시 협상 시작 합의”

2025.02.13 20:26 입력 2025.02.13 22:26 수정

푸틴·젤렌스키와 통화 사실 발표

“푸틴과 사우디서 첫 회동”도 밝혀

‘톱다운 담판’…협상 급물살 전망

트럼프식 ‘우크라 종전’ 시동…“미·러, 즉시 협상 시작 합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주년(2월24일)을 앞두고 미국이 종전을 위한 협상 중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은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통화하고 미·러 협상팀이 종전 협상에 조만간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 외교’에 시동을 건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의 향배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발표하면서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백만명의 죽음을 멈추기를 원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푸틴과 상호 방문을 포함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양측 협상팀이 즉시 협상을 시작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 협상팀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로 구성된다고도 밝혔다.

이후 백악관에서 열린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그는 “푸틴, 젤렌스키, 나 모두 평화를 원한다”면서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휴전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회동을 가질 것이라고도 밝혔다.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에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도 푸틴처럼 평화를 이루려고 한다. 이 어리석은 전쟁을 멈출 때가 됐다”고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통화 사실을 확인했다. 크렘린궁은 두 정상이 약 90분간 통화했고,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모스크바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약 1시간 통화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를 달성할 기회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했다”면서 “러시아의 침략을 막고 지속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구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해냅시다’”라고 밝혔다.

미·러 정상 간 통화는 양국 간 수감자 맞교환이 성사돼 러시아에 3년여 억류됐던 미국인 마크 포겔이 풀려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우크라 나토 가입에 “비현실적”

양국 정상의 ‘톱다운’ 담판이 가시화하면서 종전 협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하는 J D 밴스 미 부통령과 루비오 국무장관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구체적인 평화협상 로드맵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뒤 “핵심 광물 거래는 평화협정의 일부”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회복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 “현실적이지 않다”고 일축하면서 협상이 시작 전부터 러시아 쪽에 기울어진 채로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2014년(러시아의 크름반도 강제병합 시점) 이전으로 회복하는 문제에 대해선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많은 땅을 차지했고 많은 군인들을 잃었다”면서 “일부 땅은 (우크라이나에)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종전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완전히 수복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서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새 국방장관도 그것이 불가능하며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는데 사실일 것”이라고 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나 국경을 2014년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은 현실적인 목표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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