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살려내”…김하늘 양, 유족들 오열 속 발인

2025.02.14 14:29 입력 2025.02.14 18:23 수정

운구차에 김양 관 실리자 유족들 절규

장례식장 떠난 운구차, 김양 자택 들러

학교 앞에도 10여 명의 교사들이 배웅

경찰, 프로파일러 투입 등 수사 속도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하늘 양의 발인이 14일 대전의 한 장례식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하늘 양의 발인이 14일 대전의 한 장례식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아이고, 우리 아기. 우리 하늘이 살려내….”

14일 오전 김하늘 양(8) 빈소가 있는 대전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선 통곡 소리가 흘러나왔다.

발인식이 엄수되기 전 김양 부모는 영정을 어루만지며 연신 딸의 이름을 불러댔다.

해맑게 웃고 있는 김양의 영정 사진 앞에 선 유족들은 터져 나오는 울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조문객들도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양 할머니는 “오늘 하늘이 보내주는 마지막 날이야. 울고 싶으면 울어”라며 통곡했다.

영결식장 앞에는 학교 교사들이 김양을 배웅하기 위해 일찌감치 나와 있었다.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하늘 양의 발인이 14일 대전의 한 장례식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5.02.14 한수빈 기자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하늘 양의 발인이 14일 대전의 한 장례식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5.02.14 한수빈 기자

발인 예배에서 목사는 “황망한 고난 속에서도 유족들이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며 “하늘이가 하늘에서 하나님과 잘 있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발인 예배가 끝난 뒤 김양이 누워있는 작은 관이 영결식장에서 나오자 유족들은 김양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울부짖었다. 김양 아버지는 관을 부여잡으며 “못 보내 하늘아”라며 소리쳤다. 고개를 푹 숙인 채 김양의 관을 옮기던 이들의 눈가엔 눈물이 맺혀있었다.

김양의 이름만 목 놓아 부르다 끝내 쓰러진 김양 어머니는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운구차에 겨우 올랐다. 추모객들의 애도 속에 장례식장을 떠난 운구차는 화장터에 도착하기 전 김양이 거주했던 아파트 단지 인근을 천천히 달리기도 했다.

화장터에도 김양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대전 서포터즈 점퍼를 입은 추모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김양 아버지는 대전 하나시티즌의 오래된 팬이다. 유족대기실에서 멍하니 앉아 있던 김양 어머니는 주변의 위로를 받고 있었다.

김양이 다닌 초등학교에도 김양을 추모하기 위한 교사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검은색 옷차림의 교사 10여 명도 김 양을 추모하는 공간 앞에서 한동안 자리를 지켰다.

인근을 지나던 김양 또래의 학생들은 학교 앞 울타리에 붙여져 있는 수백 장의 추모 쪽지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자녀와 함께 학교를 찾은 학부모들은 집에서 챙겨온 과자를 추모 공간에 조심스럽게 놓았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A 초등학교를 찾은 한 학생이 14일 김하늘 양을 추모하는 내용의 쪽지를 보고 있다. 강정의 기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A 초등학교를 찾은 한 학생이 14일 김하늘 양을 추모하는 내용의 쪽지를 보고 있다. 강정의 기자

김양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전담수사팀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담수사팀은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피의자의 범행 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피의자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폐쇄회로(CC)TV, 블랙박스 등 각종 증거 자료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유족을 향한 비난성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엄벌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담수사팀은 “현재까지 악성 게시글 138건에 대해 삭제·차단을 요청했다”라며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 1건도 추가로 접수해 총 3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 중으로, 강력하게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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