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우상화’ 작업 속도 조절·내부 결속 다지기 등 해석 분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부친 생일을 계기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사실이 공개된 건 4년 만이다. 김 위원장의 ‘독자 우상화’ 작업에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라는 등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광명성절인 지난 16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17일 보도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광명성절이라고 부른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입상에 꽃바구니를 바치고 “숭고한 경의를 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의) 혁명사상과 위업에 언제나 충직해 조국의 무궁한 부강번영과 인민의 안녕과 복리증진을 위해 성스러운 투쟁에 헌신 분투할 엄숙한 의지를 피력”했다. 참배에는 박정천·리히용 노동당 비서, 노광철 국방상, 김대룡 당 부장, 김여정 당 부부장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즈음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사실을 북한 매체가 공개한 건 2021년 2월 이후 4년 만이다. 북한이 지난해부터 선대의 후광을 지우고 김 위원장의 독자 우상화 작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참배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북한이 독자 우상화 작업의 속도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우상화를 위해선 업적이 필요한데 현재 사실상 성과가 없는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어 선대의 권위를 차용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및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올해 안에 성과를 내기 위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라는 시각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민 결속을 만들어내기 위해 상징적인 차원에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이 대외에 핵무력 고도화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 북한은 1·2차 핵실험 등 핵무기 개발의 발판을 마련했다. 홍 위원은 “현재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선대로부터 이어진 과업을 계승해 핵무기를 고도화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려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김 위원장의 참배 소식을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