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 변호인인 여태형 변호사는 18일 명씨가 검찰에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과 4번 만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지난해 10월 “제 기억에는 (명씨를) 두 번 만난 걸로 돼 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 오 시장은 이날 “터무니없는 허위주장”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여 변호사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진행자가 “보도에 명씨가 오 시장을 네 번 만났고 오 시장이 ‘나경원을 이기는 방법을 알려달라,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는 진술을 했다는데 맞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런 취지의 진술을 한 건 맞다”고 답했다. 그는 “네 번 정도 만난 것으로 진술한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오 시장 측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해 10월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 기억에는 (명씨를) 두 번 만난 걸로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감사 전날인 10월14일에는 SNS에 글을 올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강청하여 그(명씨)를 만나보기는 했지만, 이상하고 위험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어 관계를 단절했다”며 “울음 운운하는 것은 가소로운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여 변호사는 “오 시장님 측 진술 자체가 저희가 봤을 때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며 “처음에는 두 번 만났다고 하시다가 조선일보 기사에서 보니 관계자라고 하는 분이 기웃거리는 거 포함하면 네 번 이상 만났을 것 같다라는 취지로 얘기를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전날 조선일보 보도에서 오 시장 측은 “선거 사무실에 명씨가 기웃거리며 아는 척한 것까지 모두 언급한다면 (네 번) 그 이상이지 않겠나”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 변호사는 명씨가 오 시장과 만난 날짜와 장소까지도 특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명씨가 검찰조사 과정에서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만났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진술하신 걸로 알고 있다”며 “만난 장소랑 당시 상황, 어떤 얘기가 오갔었는지에 대해서까지 소상히 아마 밝히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 시장이 어떤 언론 인터뷰를 하고 나서 만났다든지 날짜가 특정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021년 1월20일, 23일, 28일, 2월 중순 등 총 4번 만났다고 진술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이 시기가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 변호사는 전날 명씨가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지난해 2월 통화 복기록에 대해서는 “어제 오전에 접견을 가서 명(태균) 사장이 불러주신 대로 적어 왔는데 그(녹음파일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저희가 확인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명씨가 그 당시에 공천 관련해 김 여사님이랑 다툼이 있었다”며 “그래서 정확하게 그 시간을 아마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명씨는 ‘김건희와 마지막 텔레그램 통화 48분’라는 통화 복기록을 공개하며 김 여사가 지난해 총선 직전 “김상민 검사가 조국 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다. 김상민이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명씨가 갖고 있는 사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용에 대해서는 “사진이랑 카카오톡 내용까지 다 합치면 휴대폰에 들어 있던 양은 한 50만 개 정도 된다”며 “연락처도 지금 공개된 게 140개 정도는 전·현직 국회의원만 한정된 숫자고 연락처 숫자는 5만5000명 정도”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적극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명태균의 터무니없는 허위주장이 기정사실인 양 보도되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명태균의 테스트용 1차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쫓아낸 이후로 어떠한 부탁도 의논도 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