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은 북한과 중국 등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다자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비슷한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 및 파트너들도 북한,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억제하기 위해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우리는 아시아판 나토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인도태평양 조약기구(IPTO)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연설은 정 이사장이 모교인 SAIS에 750만달러(약 109억원)를 기탁해 ‘정몽준(MJ Chung) 안보학 석좌교수직’을 설립한 것을 기념해 진행됐다.
정 이사장은 북핵 위협 억제를 위해 미국이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유럽에는 100여개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는데 안보 상황이 더 심각한 한반도에는 배치하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이런 무기 중 일부를 한국 내 기지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국회의원 시절부터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회장을 지낸 정 이사장은 한·미 간 조선 협력에도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에 관심을 표명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는 미 해군 함대를 더 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한국은 이 공동의 노력에 많이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