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가 또 미뤄졌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9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18일 공시했다. 주총에는 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최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사내이사로 복귀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높았다.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하며 사법리스크가 온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이사회 복귀 시점이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미등기임원 신분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통한 책임 경영을 조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 나오는 삼성에 대한 많은 의견을 전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준감위는 삼성이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등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삼성 사외이사는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분들로 구성돼 있다”면서 “(이 회장이) 그런 분들과 직접 자주 소통하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전면에 나서 지휘해 주길 바라는 그런 목소리들이 있다”고 말했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내정하는 등 이사회에 반도체 기술 전문가를 보강한다. 그간 이사회에 기술 전문가보다 경제 관료 출신 등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기술 경쟁력 회복에 힘을 싣는다는 취지다. 신규 사내이사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이 내정됐다.
이사 신규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이사회에 반도체 전문가만 3명이 포진하게 되는 셈이다. 이사 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되면 현재 9명인 삼성전자 이사회(사내 3명, 사외 6명)는 10명(사내 4명, 사외 6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