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조지호 경찰청장이 오는 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증인신문에 불출석하기로 했다. 조 청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낸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조 청장 측은 18일 헌재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건강상 이유”라고 설명했다. 조 청장은 혈액암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조 청장은 국회 측이 신청한 증인이었는데, 윤 대통령 측에서도 뒤늦게 신청해 헌재가 지난 14일 채택했다. 조 청장은 비상계엄 선포 3시간30분 전인 지난해 12월 3일 오후 7시쯤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윤 대통령,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군과 경찰이 장악할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언론사 등 기관 명단이 적힌 A4 용지를 전달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조 청장은 또 계엄 선포 이후 윤 대통령과 6차례 직접 통화했고 정치인 체포 지시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조 청장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는 헌재에서 모두 증거로 채택됐다. 윤 대통령 측은 조 청장에 대한 신문이 심판정에서 직접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뒤늦게 증인신청을 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9차변론에서 조 청장에 대해 “구인영장을 발부해 (서울동부지검에) 집행을 촉탁(요청)했다”고 밝혔다. 구인영장과 관련해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의에 조 청장 측은 “고심 중이다”고 밝혔다.
헌재는 조 청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오는 20일 오후 7시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