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사이의 진실공방이 이어지며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명씨 측의 추가 폭로에 오 시장 등이 반발하는 일이 반복되는 중이다.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두 시장의 행보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명씨 변호인인 여태형 변호사는 18일 MBC라디오에서 진행자가 “명씨가 검찰에서 오 시장을 네 번 만났고 오 시장이 ‘나경원을 이기는 방법을 알려달라,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고 진술한 게 맞나”라고 묻자 “그런 취지의 진술을 한 건 맞다”고 답했다. 그는 “(오 시장과) 네 번 정도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두 번 만났다”고 밝혔다.
여 변호사는 “명씨가 검찰 조사에서 (오 시장과) 만난 장소, 당시 상황, 오간 얘기를 소상히 밝힌 걸로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만난 시기로는 2021년 1월20일, 23일, 28일과 2월 중순을 거론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 측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을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대납하게 한 의혹을 받는다.
오 시장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명태균의 터무니없는 허위주장이 기정사실인 양 보도되는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명태균의 테스트용 1차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쫓아낸 후 어떤 부탁도, 의논도 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여론조사 비용대납 의혹을 받는 홍 시장 역시 강경 반발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SNS에서 “명태균 같은 여론조작 정치 브로커 따위와는 어울린 일도 없고 관계도 없다”며 “음해질 하는 명태균 일당은 절대 용서치 않겠다”고 밝혔다.
명씨는 최근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두 시장과 관련해 적극 발언하고 있다. 그간 여권 인사들에 대한 폭로를 자제해온 것과 다른 태도다. 그는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명태균 특검법’을 환영하며 “오 시장, 홍 시장은 누구 덕에 시장이 되었느냐”며 “오세훈, 홍준표를 특검 대상에 넣어달라. 껍질을 벗겨주겠다”고 밝혔다. 야당이 추진하는 국회 현안질의도 구치소 현장 질의가 이뤄지면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조기 대선시 여권의 후보 경선 과정에서 명씨 리스크는 커지게 됐다. 명씨 의혹을 둘러싼 주자간 공방, 검찰 수사 진행 과정에서 명씨의 추가 폭로 등이 예상된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명태균 게이트로 인해 대선뿐 아니라 개별 국회의원들도 타격을 크게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 같다”면서도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잡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친한동훈(친한)계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명태균 특검법이 조기대선에) 변수가 좀 될 것 같다”며 “서울중앙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한 것은 검찰의 강력한 수사 의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명태균 특검법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친한계에서도 의혹 규명은 필요하지만 특검법은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특검법을 재표결해도 통과는) 안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 분들이 연루가 많이 돼 있는데 (사실관계와 무관하게) 공격 소재로 사용될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