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막히니 달러로…안전자산 ‘풍선효과’

2025.02.18 21:09 입력 2025.02.18 21:13 수정

은행 달러예금 잔액 갑자기 폭증

트럼프 관세전쟁 여파 자금 쏠려

<b>은행에 쌓이는 달러</b> 18일 서울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은행에 쌓이는 달러 18일 서울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금 품귀 현상에 이어 달러예금 잔액이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와 금 투자 수요가 이어지겠지만 단기 시세 차익만 보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17일 기준)은 총 682억7634만달러로 집계됐다. 2023년 1월 말 682억3181만달러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달러 예금은 최근 갑작스레 불어났다. 지난달 말(635억2915만달러) 이후 불과 17일 만에 7.5%가 증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잔액은 630억~640억달러를 오가다 지난 13일부터 급증세를 보였다. 14일에는 하루 만에 26억5739만달러가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달러 예금이 며칠 사이 폭증한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꼽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부터 한국조폐공사의 공급 중단으로 일부 시중은행에서 골드바 판매가 중단되는 등 금 품귀현상이 나타나자, 금에 이어 또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까지 매수하려는 심리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향세로 접어든 점도 달러예금 폭증의 원인이 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트럼프 금뿐만 아니라 달러 강세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다보니, 환율이 조금이라도 떨어졌을 때 달러 보유를 늘리려는 수출입 기업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지난 13일 1447.5원으로 전날 대비 5.9원 내린 이후 하향세를 거듭해 17일 1441.7원까지 내렸다. 금 투자 수요는 여전하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 14일 골드뱅킹 잔액은 총 901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후 17일 8953억원으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박형중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에 따른 금 수요가 세계적으로 늘고, 미국의 달러 무기화에 대비해 신흥국들이 금을 사들이는 점이 금값 상승 요인”이라면서도 “올해 들어 금에 투기적 수요가 쏠리면서 가격 변동 위험성이 커진 만큼, 단기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금 투자에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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