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극우 세력을 조종해 군사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에게 패배한 후 장성 및 측근과 함께 룰라 대통령의 취임을 막기 위해 공모한 혐의다.
파울루 고네트 브라질 검찰총장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전 해군 참모총장, 전 장관 등 33명을 쿠데타 시도와 무장 범죄 조직, 법치주의 위협 혐의 등으로 기소한 사실을 발표했다고 로이터·AP 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네트 총장은 “(보우소나루가 이끈) 범죄조직 구성원들은 권력 체제와 민주주의 질서를 무너뜨릴 목적으로 기관들을 공격하는 계획을 세웠다”며 “이 계획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알고 있었고,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검찰은 쿠데타 모의 계획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레샨드르 지모라이스 연방대법원장 암살 계획도 담겼다고 발표했다.
연방경찰이 지난해 11월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며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등은 ‘국민들 사이에서 선거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체계적으로 조장하고, (쿠데타) 모의 계획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법령을 만들며, 최고 군 간부들에게 이 계획을 따르도록 압력을 가하고, 수도에서 폭동을 선동한다’는 계획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1.8%포인트 차이로 이기고 세 번째 대통령직에 올랐다. 취임 일주일 뒤인 2023년 1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폭동을 일으켰다. 패배 이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부정하며 패배에 대해 “불공평하다”는 말을 남겼다. 선거 부정 세력의 폭동이 발생한 뒤 경찰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나섰고, 2년간의 수사 끝에 혐의가 포착됐다.
유죄 판결을 받을 시 최대 28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쪽은 검찰의 기소에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