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노학자가 소설로 풀어낸 ‘동학사상’

2024.05.28 16:11 입력 2024.05.28 16:46 수정

김민환 고려대 명예교수(왼쪽), 안삼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2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수운 최제우의 동학사상을 주제로 한 소설 <등대> <바이마르에서 무슨 일이> 출간 합동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환 고려대 명예교수(왼쪽), 안삼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2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수운 최제우의 동학사상을 주제로 한 소설 <등대> <바이마르에서 무슨 일이> 출간 합동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갑내기인 80대의 두 학자가 수운 최제우의 동학사상을 주제로 각각 쓴 장편소설이 동시에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안삼환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의 <바이마르에서 무슨 일이>, 김민환 고려대 미디어학부 명예교수의 <등대>다. 솔출판사는 두 작품 출간을 기념하는 합동 기자간담회를 2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 교수는 “혹시 김민환 선생과 친구가 아닌지, 출판사에서 동시에 기획한 건 아닌지 궁금해하는데 완전히 우연이다”면서 “그래도 두 사람이 동학에 관심을 보이게 된 건 우연이면서도 우리 역사에서 필연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마르에서 무슨 일이>는 현대를 살아가는 동학의 후예 최준기가 ‘근대’의 근원지인 유럽, 특히 독일 바이마르가 꽃 피운 고전주의 정신과 조선 말기 태동한 동학사상 및 미완성의 근대정신을 상호 비교하는 형식으로 펼쳐진다. 안 교수는 “독문학자라 수십년간 독일인을 많이 만나오면서 한국에는 어떤 사상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수운 최제우의 <동경대전>을 읽고 나서야 동학이라는 확신을 얻었다”라며 “동학은 이 땅의 혼에서 나온 한국 고유의 평등과 민주의 사상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최준기는 독일 대학에서 동학에 대해 강의를 하며 동학과 서학의 회통을 넘어 세계시민의 보편성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등대>는 동학농민전쟁을 시작으로 1910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기까지 십수 년에 걸친 시기를 다룬다. 특히 1909년 전남 완도군 소안도에서 동학 청년 6명이 일본이 조선 침략을 위해 세운 등대를 파괴한 ‘등대 습격 사건’을 주요 모티브로 삼았다. 김 교수는 “동학 개벽정신의 진의는 ‘주인된 나’ ‘주인된 백성’ ‘주인된 민족’이다”라며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주인된 민족’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사회를 개벽하려는 사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동학사상은 사회주의로 완전히 흡수되고 사라져버렸지만 이데올로기를 떠나 동학이 말하는 ‘주인된 민족이 되는 길’이 뭔가를 이쯤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하는 마음에 소설을 썼다”고 덧붙였다.

문학평론가인 임우기 솔출판사 대표는 “동학농민운동을 전쟁소설로 다룬 작품들은 있었지만, 동학을 사상의 차원에서 새로운 형식으로 펼쳐낸 작품은 별로 없었다”라며 “젊은 작가들이 쓰기에는 힘들었을 작품이다. 오랜 공부 속에서 동학사상을 다시 끄집어내 이를 문학 작품화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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