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높이 사는 멈춤은 끊어내는 일이 아니라 머무르는 일(stay)에 가깝다. 무언가를 더 하거나 덜 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는 일이다. 움직임에서 벗어나 고요를 간직하는 일이다. 아이들이 하는 ‘그대로 멈춰라’ 놀이를 생각해보자. 움직이던 아이가 가만히 멈춰 있기 위해서는 흔들리는 몸을 잡을 수 있는 힘, 노련함, 정지를 유지할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창비)
멈추는 자는 ‘멈춰 세우다’라는 말처럼 자신을 세운다. ‘멈춤’은 “멈춤 다음에 오는 변화, 달라진 삶, 더 나은 방식으로 스스로를 세우는 일”이다.
박연준 시인은 ‘멈춤’을 ‘머무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무용수의 동작을 빛나게 하는 것도 멈춤이다. 무용수가 역동적인 동작을 취한 후 그 상태로 1~2초 정도 멈출 때는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코어근육, 서로 반대 방향으로 뻗어내야 하는 팔과 다리,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등근육, 힘이 있어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멈춤’에는 힘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멈춤’은 어렵다. 많은 이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얼마나 멈춰야 할지 모르기에 어제와 똑같은 하루에 휩쓸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