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영상으로 재탄생한 뮤지컬 '데스노트'

2022.04.17 13:36 입력 2022.04.17 16:25 수정

지난 1일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세 번째 시즌을 시작한 뮤지컬 <데스노트>의 한 장면. 라이토(홍광호·왼쪽)와 사신 류크(서경수)오디컴퍼니 제공

지난 1일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세 번째 시즌을 시작한 뮤지컬 <데스노트>의 한 장면. 라이토(홍광호·왼쪽)와 사신 류크(서경수)오디컴퍼니 제공

노트에 이름과 사인(死因)을 쓰면, 그 사람은 40초 안에 죽는다. 영화, 드라마로도 제작되며 2000년대 초·중반 신드롬을 일으켰던 일본 만화 <데스노트> 이야기다. 이 만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데스노트>가 세 번째 시즌의 막을 올렸다. 2017년 이후 5년 만의 공연으로,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가 새로 제작을 맡아 초·재연과는 달라진 무대를 선보인다.

줄거리는 원작과 같다. 고등학생 ‘라이토’가 우연히 노트를 손에 넣는다. ‘이 노트에 이름이 적힌 자는 죽는다’는 문구에 반신반의하며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이후에는 세상의 악을 바로잡는다는 이유로 범죄자들의 이름을 쓰기 시작한 그는 점점 노트의 힘에 빠진다. 데스노트를 통해 ‘신세계의 신’이 되고자 하는 라이토와 그를 추적하는 탐정 ‘엘(L)’의 두뇌 싸움이 중심이 된 작품이다.

일본 기획사 호리프로가 한국의 씨제스컬쳐와 공동 제작해 2015년 일본 도쿄에서 초연한 공연이다. 음악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등을 쓴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했다.

‘논 레플리카(Non-Replica·원작을 일부 수정하는 것이 가능한 공연)’ 방식으로 제작된 이번 시즌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대다. 공연 시작 전부터 객석 전체가 시침과 분침 영상으로 뒤덮이며 시계의 째각거리는 소리가 긴장감을 높인다. 텅 빈 무대는 특별한 무대 장치나 소품 없이 단순하다. 막이 오르고 공연이 시작되면 완전히 다른 세계가 무대 위에 구현된다.

뮤지컬 <데스노트>의  사신 류크(서경수).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데스노트>의 사신 류크(서경수). 오디컴퍼니 제공

수시로 바뀌는 공간을 만들어내며 무대를 채우는 것은 영상이다. 이번 시즌 <데스노트>는 실제 세트를 만드는 대신 영상을 적극 활용해 입체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무대 전면에 1대, 양 측면에 2대 설치된 초고화질 레이저 프로젝터가 시시각각 장면을 빠르게 바꾼다. 무대의 경사진 바닥과 벽면, 천장까지 총 3면으로 구성된 디스플레이는 3㎜ LED 1380장으로 이뤄졌다. 이를 통해 수업이 진행되는 라이토의 교실부터 도쿄의 번화가, 사신들의 저승 공간, 콘서트 현장 등 다양한 장소를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특히 라이토와 엘의 심리전을 표현한 테니스 코트 장면은 영상을 통해 마치 무대가 회전되는 것 같은 관객의 착시 효과를 유발하며 두 인물의 시점을 시시각각 오가는 연출이 돋보인다.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풀어가는 것은 배우들의 힘이다. 초연에 참여했던 홍광호는 노련한 연기와 노래로 이번 시즌 다시 주인공 라이토로 분했다. 역시 이 작품의 원년 멤버라 할 수 있는 김준수가 라이토와 대립하는 탐정 엘로 호흡을 맞춘다. 고은성(라이토)과 김성철(엘)이 이번 시즌 더블캐스팅으로 합류했다. 강홍석·서경수가 사신 ‘류크’를, 김선영·장은아가 사신 ‘렘’을 연기한다. 라이토를 사랑하는 아이돌 가수 아마네 미사 역에는 케이와 장민제가 캐스팅됐다. 공연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6월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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