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공범’ 박근혜

재계 ‘뇌물공여’ 비켜가 일단 안도…특검까지는 초긴장

2016.11.20 21:11 입력 2016.11.20 23:50 수정

‘최순실 게이트’ 수사 발표 반응

검찰이 대기업들의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에 대해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해당 기업들은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검찰은 기업 출연금을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 아니라 ‘강압에 의한 출연금’으로 판단한 데 따라 이렇게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고, 향후 특검 수사가 기다리고 있어 재계의 초긴장 상태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20일 53개 기업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제공한 774억원을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 아니라 강압에 의한 출연금으로 판단했다. 출연 기업들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각종 인허가에 어려움을 겪거나 세무조사를 받는 등 불이익을 당할 것으로 두려워해 출연 지시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그룹 총수가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은 상황에서 해당 기업들은 일단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단 큰 고비를 넘겼지만 특검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입장을 내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력과 차은택씨의 국정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여러 의혹에 결부된 CJ그룹 측도 “수사가 아직 끝난 게 아닌 만큼 딱히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특히 이날 검찰 발표에서는 현대차가 공기청정 기능과 관련된 흡착제를 생산하는 최순실씨의 지인 회사로부터 11억원 상당의 물품을 납품받고, 차은택씨 광고회사에 62억원 상당의 광고를 밀어준 사실도 발표됐다. 현대차 측은 “안 전 수석이 브로슈어 같은 것을 주면서 ‘한번 검토해달라’고 하는데, 기업 입장에서 그걸 무시할 수 있었겠느냐”며 “하지만 두 회사에 돌아간 이득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해당 업체의 제품 평가 결과 수입품이었던 기존 제품과 비교해 24%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KT는 차은택씨와 최씨가 추천한 2명을 광고 발주를 담당하는 전무와 상무보로 채용하고, 차씨의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KT는 공식 반응을 삼갔지만, 내부에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KT는 그간 정권 말기마다 불미스러운 일로 엮여왔다”며 “이번에도 올 게 왔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검찰의 칼끝이 일단 대기업을 비껴가는 듯 보이지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삼성이 최씨의 독일회사 비덱을 통해 정유라씨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 롯데의 K스포츠재단 70억원 추가 출연 문제 등은 향후 국회 국정조사나 특검을 통해 재차 논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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