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청년 부채규모, 전셋값 폭등 영향에 12.8% 급증

2021.09.24 18:24 입력 2021.09.24 19:27 수정

2030청년 부채규모, 전셋값 폭등 영향에 12.8% 급증

2분기 가계와 기업의 빚이 나라 경제 규모의 2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주택자가 많은 20·30대 청년층의 부채규모가 전세자금대출을 중심으로 1년새 10% 넘게 급증하며 다른 연령층의 빚 증가 속도를 두 배 가까이 앞질렀다.

한국은행이 24일 낸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보면, 2분기 말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의 비율은 217.1%로 추정됐다. 명목 GDP가 지난해 동기 대비 3.6% 성장했지만 민간신용 증가율(9.2%)을 따라잡지 못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1%포인트 상승한 172.4%(추정치)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층의 빚이 빠르게 늘었다. 올해 2분기 20·30대 가계부채는 전년동기대비 기준 12.8% 늘면서 나머지 연령층의 증가율(7.8%)을 크게 웃돌았다. 전체 가계부채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2분기에 26.9%로 지난해 동기(26.0%)보다 0.9%포인트 늘어났다.

20·30대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대출은 전세자금(21.2%)이다. 전체 부채 비중에서 25.2%를 차지해 다른 연령층(7.8%) 전세자금대출 비중의 3배에 달했다. 전월세에 많이 거주하는 20·30대가 전셋값이 폭등하자 보증금을 마련하려 빚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대출(20.1%)도 ‘빚투’ 성행에 따라 급증했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 신규계좌(723만개) 가운데 20·30대 계좌가 54%(392만개)에 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청년층의 주택매입 거래가 늘면서 7.0% 증가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청년층의 차입 레버리지를 통한 자산 확대는 예기치 않은 자산가격 조정 위험에 취약할 수 있고, 부채부담 등으로 건전한 소비 활동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자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지난해 말보다 5조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경우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지난해 말 271만원에서 301만원으로 30만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는 지난달 0.25%포인트 인상에 이어 연내 0.25%포인트 추가 인상이 유력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가계소득 증가가 둔화되는 상태에서 대출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 청년층과 저소득층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2분기 기준 가계소비에 부담을 주는 부채 ‘임계’ 수준을 보면, 20·30대 청년층의 경우 9.0%로 40대(5.6%), 50대(5.4%), 60·70대(4.4%)를 크게 앞질렀다.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의 임계 초과 비중은 14.3%로, 중소득층(8.5%), 고소득층(4.1%)을 상회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가계의 레버리지 비율(가계부채/GDP)은 1분기 기준 104.9%로 주요 30개국(명목GDP 상위 30개)의 평균(63.2%)보다 높고, 5위 수준”이라면서 “특히 저소득, 청년층이 과다 채무로 소비에 제약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가계부채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가격의 높은 상승이 이어지면서 금융불균형이 심화되는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잠재 취약성은 높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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