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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코로나 빅컷 대응 기억에 남아”

2022.03.23 21:35 입력 2022.03.23 21:37 수정

한은 총재, 이달 말 임기 종료

오는 31일 물러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송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미지 크게 보기

오는 31일 물러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송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43년 최장수 한은맨 등 기록
8년간 금리 9번 인하·5번 인상
“통화정책 적시 결정에 최선 다해”

“물가 인상·금융 불균형 위험…
추가 금리 인상을” 마지막 당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70)가 8년간의 총재 임기를 마치고 이달 말 한은을 떠난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계속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앞을 내다보고 미리 움직여야 하는 태생적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데 적시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에 43년간 한은에서 일한 이 총재는 ‘43년 최장수 한은 근무’ ‘정권교체에도 연임한 첫 총재’ 등의 기록을 남겼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경기 상황에서도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은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에 17년간 참석했고, 금통위 의장으로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76회 주재했다. 금통위는 지난 8년간 기준금리를 9차례 인하하고 5차례 인상했다

이 총재는 23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송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차 금리 인상이 필요한 시점임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 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성도 여전히 크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계속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며 “지난해 8월 이후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잠시 금리 정책 운용의 여유를 갖게 된 점은 다행이지만, 앞으로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물가와 성장 전망이 수정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3.1%, 경제성장률은 3.0%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지난 2월 한은이 내놓은 올해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우크라이나에서 무력 충돌이 없을 것이라는 전제에 따른 것”이라며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고 우리나라 물가에 꽤 상승 압력을 주고 성장에도 부담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코로나19 대응’을 꼽았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임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한꺼번에 낮추는 이른바 ‘빅컷’을 단행했고, 5월28일 추가 인하로 사상 최저 수준인 0.50%까지 떨어뜨렸다.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자산시장 과열이 이어지자 지난해 8월 금리 인상에 착수했다. 주요국 중에서도 가장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했다.

이 총재는 “2년 전 이맘때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기관장들과 긴박하게 협의하고 토론해 전례 없는 정책 수단을 동원했던 일과 이후 지난해 8월부터 다시 통화정책 정상화의 시동을 걸었던 일 등은 지워지지 않을 기억”이라고 답했다.

향후 총재 공백 사태와 관련해서는 “만약 총재가 공석이더라도 금통위는 합의제 의결 기관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차질없이 시행될 것이고, 실기나 차질 등의 우려는 기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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