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알뜰폰’ 토스, 예상밖 타깃은 통신 3사 ‘데이터 헤비유저’다

2023.01.30 15:30 입력 2023.01.30 15:44 수정

기본 100GB 제공, 소진시에도 풀HD급 영상 시청

‘데이터 캐시백’ ‘토스 수준 보안’ 제공으로 차별화

알뜰폰 사업자 주무대 저가 요금제 경쟁력은 떨어져

‘무늬만 알뜰폰’ 토스, 예상밖 타깃은 통신 3사 ‘데이터 헤비유저’다 이미지 크게 보기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인터넷은행 토스가 통신 3사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헤비유저’들을 겨냥한 상품을 내놨다. 영세 알뜰폰 사업자와의 저가 경쟁이 아닌 통신 3사를 택한 이들 중 요금 절약을 원하는 가입자들을 빼올 수 있다는 포석이다. 또 데이터를 안 쓴 만큼 현금성 자산으로 돌려주는 ‘데이터 캐시백’과 알뜰폰 사업자의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24시간 고객센터’를 설치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 파급효과가 주목된다.

토스의 통신 자회사 토스모바일은 30일 기본 데이터 7~100GB 제공에 소진 시 3~5Mbps로 속도를 제어하는 4종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데이터 7GB 제공은 월 2만4800원, 데이터 15GB 제공은 월 3만5800원, 데이터 71GB 제공은 월 5만4800원, 데이터 100GB 제공은 월 5만9800원이다. 이들 요금제는 통화·문자도 무제한이고, 석 달의 프로모션 기간 동안 정가보다 1만~2만원 요금을 깎아준다.

토스모바일의 주력 상품은 월 5만9800원짜리 100GB 요금제다. 기본 데이터 100GB를 제공하고, 소진하고 나도 풀HD급 화질의 영상 시청이 가능한 5Mbps로 속도를 낮춰 무제한 이용케 한다. 통신 3사는 데이터 110~150GB 제공에 소진 시 5Mbps 속도제어가 붙는 요금제를 월 6만9000~7만5000원에 팔고 있다. 데이터량에 큰 차이가 없으면서 최소 1만원 가까이 저렴한 상품을 내놓은 셈이다.

가장 큰 차별화 지점은 못 쓴 데이터는 현금처럼 돌려주는 부가혜택이다. 100GB 요금제에서 데이터 10GB 미만만 쓰면 1만원어치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또 10~30GB 미만 사용 시 5000원, 30~70GB 미만 사용 시 2000원을 돌려준다. 데이터 잔량만큼 현금성 자산을 돌려주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득이다.

또 월 5만4800원짜리 71GB 요금제는 데이터량 측면에서 기존 통신 3사나 알뜰폴 사업자가 취급하지 않던 구간을 신설해 가입 수요 틈새를 노렸다. 통신 3사는 토스모바일이 제공하는 4세대 이동통신(LTE)망보다 빠른 5세대 이동통신(5G)망을 지원하는 대신, 기본 데이터가 24~31GB로 더 적으면서 요금은 월 5만9000원~6만1000원으로 비싸다.

반면 알뜰폰 사업자의 주무대인 저가 요금제에서 토스모바일의 경쟁력은 떨어진다. 알뜰폰 시장에서 가입자 절반 이상이 택한 요금제는 기본 11GB를 제공하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로, 대다수 업체들이 월 2만8000~3만4000원에 제공한다. 이보다 데이터량이 조금 많은 토스모바일 15GB 요금제는 월 3만5800원인데, 알뜰폰보다 가격 경쟁력은 떨어진다.

대신 토스모바일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고객관리에 소홀했던 기성 알뜰폰 사업자와 선을 긋고 있다. 24시간 고객센터의 문을 열고 가입자 불편을 해결하려고 한다. 또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모회사인 토스 수준에 맞춰 저가 상품에 내재된 보안 위험도 극복할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다른 알뜰폰 사업자와 저가 경쟁을 하는 식의 ‘치킨게임’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 명확해 보인다”며 “통신 3사와의 가입자 유치 경쟁에 더 무게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