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돈줄’ SVB 파산···국내 금융 영향은?

2023.03.12 16:55 입력 2023.03.12 19:53 수정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은행(SVB). AFP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은행(SVB). AFP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국내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도 SVB 파산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 월스트리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SVB는 기술 스타트업 분야에 자금을 제공하는 전문 은행이다. 지난해 말 자산 기준 미국 16위다.

증권가에서는 SVB 파산이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과 타 금융기관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SVB는 순수익에서 순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72%로 절대적으로 예금과 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은행으로 지난해 SVB의 이자비용은 무려 전년대비 980%나 급등했다”면서 “고금리로 유치된 예금이 대출이나 이자외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못한 SVB만의 비효율적인 사업 구조 문제로 국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이번 사태는 개별 기업 이슈일 뿐 확대될 개연성은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해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13일 증시는 보합권 출발 후 SVB 사태의 변화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Bloomberg, 하나증권

2022년 미국 주요 은행 이자비용 증가율

자료: Bloomberg, 하나증권

반면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은 스타트업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가 초래한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라면서 “이러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으며 이로 인해 당분간 신용위험(credit risk)이 부각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최상목 경제수석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아직까지는 이번 사태가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하지만, 글로벌 금융긴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시장, 실물경제 등에 대한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기재부는 “정부와 관계기관은 관련 상황을 24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히 대응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부작용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도 지난해 말 기준 10만795주에 달하는 SVBB파이넨셜그룹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319만 달러(한화 306억원)규모로 2018년부터 매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가상통화 시장에서는 SVB 파산 여파로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이 주말 사이 가격이 연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11일(현지시간) 스테이블 코인 USDC는 장중 최근 1년 간 가장 낮은 수준인 0.86달러로 하락했다. USDC는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 가치 등에 고정돼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으로 테더(USDT)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크다.

USDC 발행사인 서클 인터넷 파이낸셜가 이날 SVB에 자금이 묶여 있다고 발표한 영향을 크게 받았다. 서클은 전날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400억달러(53조원)가량의 준비금 중 33억 달러(4조3659억원)가 실리콘밸리 은행에 있다”고 밝혔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