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에 눌린 ‘하고’ 기대…‘OECD 평균’도 버거워졌다

2023.09.25 06:00 입력 2023.09.25 06:01 수정

저성장 만성화 우려 확산

<b>1900원대가 코앞</b> 2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게시판에 기름값이 적혀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9월 셋째 주(17∼21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16.7원 오른 1776.3원을 기록, 11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1900원대가 코앞 2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게시판에 기름값이 적혀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9월 셋째 주(17∼21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16.7원 오른 1776.3원을 기록, 11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7월 수출, 작년 대비 ‘-15.5%’
OECD 국가 중 뒤에서 4번째
국제유가 배럴당 90달러 상회
고금리 지속…긴축 공포 확대
하반기 ‘반등’ 실현 어려워져

국내 수출 부진이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3고(고환율·고금리·고유가) 위험’까지 다시 불거져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기대를 걸고 있는 ‘상저하고’형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돌 확률도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24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7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5% 감소했다. 38개 OECD 회원국 중 아직 통계가 되지 않은 콜롬비아를 빼면 노르웨이(-50.2%), 에스토니아(-19.4%), 리투아니아(-16.4%) 다음으로 감소폭이 컸다.

‘30-50 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 회원국) 7개국 중에서는 한국의 수출 감소율이 가장 컸다. 한국의 수출 감소율은 지난 6월(-7.1%·17위)을 빼면 올해 들어 매달 2~4위권에 머무르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한국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경기 부진은 글로벌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7월 한국의 전체 교역액 및 총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 20.9%, 19.6%로 집계됐다. 국내 주력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액 비중은 같은 기간 45%에 육박했다.

여기에 ‘3고 위기’가 최근 재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경계심을 높인다. 원·달러 환율이 상당 기간 달러당 1300원을 웃돌면서 고환율이 유지되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랐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지난주 평균 가격은 배럴당 94.4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는 올해 초 70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로 구성된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가 최근 감산을 연장키로 결정하면서 다시 치솟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환율·고유가는 에너지 수입비용과 각종 생산비용을 늘려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추세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여 전 세계에 긴축 공포를 다시 드리우고 있다.

이 같은 대내외 환경에 따라 한국 경제성장률이 역대 처음으로 3년 연속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유력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의 저성장 추세가 이미 만성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OECD는 지난 19일 중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수준인 1.5%로 유지했다. 미국(2.2%)과 일본(1.8%), 프랑스(1.0%)의 성장률 전망치가 같은 기간 각 0.6%포인트, 0.5%포인트, 0.2%포인트씩 상향 조정된 것과 대비된다.

OECD는 지난 6월 회원국 38개국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추계했다. OECD가 오는 11월 경제전망에서 전 세계 성장률을 높여 잡고 한국은 하향 조정한다면, 한국의 성장률은 올해도 OECD 평균을 밑돌게 된다. 2021년과 지난해 OECD 회원국 평균 성장률은 각 5.8%, 2.9%였는데, 국내 경제성장률은 이에 못 미치는 4.3%, 2.6%로 각각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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