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발언으로 ‘라인 사태’ 정부 운신 폭 좁아졌다”

2024.05.27 20:39 입력 2024.05.27 20:42 수정

한·일 정상회담서 “외교관계와는 별개 사안” 발언 후폭풍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라인야후 사태’를 두고 “한·일 외교관계와 별개의 사안”이라며 선을 그은 것과 관련해 27일 각계의 비판이 잇따랐다.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요구한 일본 정부의 비합리적인 행정지도에 유감을 표하기는커녕 항의할 여지를 스스로 좁혔다는 것이다.

위정현 ‘공정과 정의를 위한 정보기술(IT) 시민연대 준비위원장’(중앙대 가상융합대학 학장)은 이날 경향신문과 통화하며 “대통령의 발언이 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운신의 폭을 좁혀버렸다”며 “이제 외교부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 문제에 나서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라인야후 사태를 두고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가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행정지도는 중대한 보안 유출 사건에 대해 보안 거버넌스를 재검토해보라는 요구사항”이라며 기존 일본 정부 입장을 되풀이했다. 위 위원장은 “대통령은 ‘보안 문제가 핵심이라면 행정지도에 포함된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개선이라는 말은 지분 매각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이해하겠다’고 말한 뒤 기시다 총리의 명확한 답변을 받아냈어야 했다”고 말했다.

위 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단순히 기업 하나, 공장 하나를 사고파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대통령이 플랫폼 경제, 디지털 경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통상 전문가들 역시 대통령의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송기호 법무법인 수륜아시아 변호사는 “‘외교관계와는 별개’라고 한 건 대단히 잘못된 접근”이라며 “일본에 국제법에 맞게 제대로 해결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어야 하지만 일본이 이 사태를 주도해 끌고 갈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줬다”고 말했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윤 대통령이) 일본에 ‘(지분 매각 요구를) 안 한 거 맞지’가 아니라 ‘했냐, 안 했냐’를 물었어야 했다”며 “재발 방지를 포함해 확실하게 답변을 받았어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외부 상황에 떠밀리지 않고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정부 역할이라고 보는데,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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