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물었다. “투자자들에게 폭락을 경고하는 교훈이 있는 투자 격언을 알려주세요.” 그러자 가장 첫 줄에 나오는 투자 격언이 바로 “황소는 돈을 벌고, 곰도 돈을 벌지만, 돼지는 도살된다(Bulls make money, bears make money, but pigs get slaughtered)”였다. 월스트리트에서 널리 알려진 말로, 시장이 과열되거나 비이성적으로 급등할 때, 투자자들에게 절대 욕심 부리지 말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최근 100년 사이에 미국 증시에는 3번의 대폭락이 있었다. 먼저 1929년 미국 대공황을 촉발시킨 이른바 ‘검은 목요일’이다. 역사상 가장 심각한 주식시장 대폭락이었다. 1920년대 중후반 미국 주식시장은 ‘노호하는 20년대(Roaring Twenties)’라 불릴 정도로 크게 상승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등 주가가 비이성적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버블이 터지면서 대폭락이 발생했다. 1929년 9월 다우지수(DJIA)가 381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지 3년 뒤인 1932년 7월에 41까지 떨어졌다. 약 89%가 날아간 것이다. 은행과 기업들은 파산하고 실업률은 25% 이상으로 급증했다. 다우지수가 1929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25년이 걸렸다.
두 번째 폭락은 1987년 ‘블랙 먼데이’다. 1987년 10월19일 다우지수가 하루 만에 22.6% 하락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역사상 가장 큰 폭락 중 하나로 기록된다. 은행 파산이나 장기적인 경제 불황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기업과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과정에서, 특히 프로그램 매매가 폭락을 가속화시켰다는 소위 ‘폭포수 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세 번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주택시장 붕괴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됐다. 2007년 10월 14164로 최고점을 기록한 다우지수는 2009년 3월 6443까지 떨어져 50% 이상 폭락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복잡한 파생상품에 과도하게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한 것이 주원인이었다. 리먼브러더스 같은 거대 금융회사가 무너지는 등 많은 은행과 금융기관들이 파산했으며, 실업률이 10% 이상 급증하고 주택가격이 급락했다.
일반적으로 대폭락에는 몇 가지 전조 현상이 공통적으로 있다. 먼저, 장기간 지속된 강세시장이다. 대공황 직전에는 ‘노호하는 20년대’가 있었고, 블랙 먼데이 직전 1980년대 중반에는 ‘레이거노믹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엔 ‘골딜록스’라는 호황기가 있었다. 두 번째는 과도한 레버리지다. 개인들의 과도한 신용거래나 기관투자가들의 레버리지를 이용한 파생상품 거래 등이 버블을 조성하고, 그로 인해 폭락이 가속화되었다. 세 번째는 유동성이다. 신규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난다. 네 번째는 기업공개(IPO) 등 신규 상장이 급증한다. 기업들은 시장의 과열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려고 대거 IPO를 진행하는데, 수익성이나 펀더멘털이 낮은 기업들조차 높은 평가를 받는다. 마지막은 비이성적 과열에 대한 대중의 ‘과도한 낙관’이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믿음에 사로잡혀, 모든 위험 요소를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한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 퍼지며, 사람들이 시장의 하락 가능성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지금 우리 시장은 어느 단계일까? 상승 국면에서의 일시적 반락인가? 하락 추세로의 전환인가? 황소(강세장)도 곰(약세장)도 돈을 벌 수 있지만, 욕심에 눈이 어두워 대세 판단을 하지 못하는 투자자(돼지)는 시장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