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실업자 3명 중 1명은 청년···증가 폭 최대

2024.10.01 14:40 입력 2024.10.01 15:17 수정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강남구 행복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강남구 행복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6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 3명 중 1명은 15~29세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원하지만 구직을 포기한 ‘청년 구직 단념자’, 집에서 그냥 쉰 ‘쉬었음’ 청년도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고용률 수치만 보고 환호하고 있지만 ‘비경제활동인구’로 밀려난 청년들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보면, 올해 1∼8월 6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는 월평균 9만858명으로 1년 전보다 약 13%(1만448명)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하 장기 실업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55.7%)에 달한다. 15∼29세 청년층이 32.4%(2만9442명)로 가장 많았고, 30대는 23.3%(2만1177명)로 뒤를 이었다.

장기 실업자 중 청년층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다. 올 1~8월 15~29세 청년층 장기 실업자는 1년 전보다 4854명 늘어 모든 연령대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장기 실업자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30.6%에서 32.4%로 늘어났다. 장기 실업자 3명 중 1명은 15~29세 청년인 셈이다.

문제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그냥 쉬었음’ 청년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부가조사’를 보면, 3년 이상 미취업 청년 중 ‘쉬었음’ 청년은 5월 기준 지난해 8만명에서 올해 8만2000명으로 늘었다.

지난 1년간 구직활동을 했지만 직전 한달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청년 구직 단념자’도 늘었다. 올 1∼5월까지 청년 구직 단념자는 월평균 12만명으로 1년 전(10만9000명)보다 약 1만1000명 늘었다.

청년 장기 실업자와 ‘쉬었음’ ‘구직 단념자’ 인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장기 실업자 중 이전 직장을 중도에 그만둔 사유로 ‘시간·보수 등 작업 여건 불만족’(24.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정부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9월 9일 대정부질문에서 “25~29세에서는 역사상 가장 높은 고용률인 72.3%를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업률 수치에 들어가지 않는 ‘그냥 쉬었음’ 청년과 구직단념 청년들의 수치를 외면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자리를 구한 청년 상당수는 불안정 노동에 내몰리고 있기도 하다. 지난 5월 기준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 중 계약 기간 1년 이하로 일한 비중은 31.4%로 관련 통계가 공표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10년 전(19.5%)보다 약 1.6배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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