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로 ‘환경 훼손’ 이유
자산 1000조원을 가진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한국전력을 투자대상기업에서 제외했다. 매출액의 30% 이상을 화석연료인 석탄에서 얻는 전력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투자를 금지한 한국기업은 6개로 늘어났다.
8일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운영위원회는 “한국의 한전 등 10개 기업을 투자금지대상으로, 2개 기업을 관찰대상으로 지난 7일 지정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위원회는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투자를 결정하는 기구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한전에 대해 향후 투자금지뿐 아니라 이미 투자한 금액도 회수하게 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2015년 기준 11억크로네(약 1540억원)의 한전 주식과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노르웨이 재무부는 지난해 2월 매출액 혹은 기업활동의 30% 이상이 석탄으로부터 나오는 전력회사와 탄광회사에 대해 국부펀드의 투자를 금지하도록 결정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위원회는 이후 한전에 대한 투자 철회를 시사해 왔지만 한전은 석탄 비중을 줄이지 않았다. 현재 정부는 8기의 석탄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전과 한전 자회사들이 추후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위원회가 투자금지를 결정한 곳은 전 세계 134개 기업으로 늘어났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석탄기업 외에도 대량살상무기를 제조하거나 심각한 인권침해나 환경을 훼손하는 기업, 부정부패가 심각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한국기업 중에는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이 심각한 환경훼손을 했다는 이유로, KT&G는 사람들에게 해로운 담배제조업체란 이유로 투자금지대상에 올라있다. 한화와 풍산은 비인도적 무기인 집속탄 제조업체라며 투자를 철회한 상태다.
1990년 설립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8700억달러(1044조원)의 자산을 가진 세계 최대 국부펀드로 한국 투자규모는 150억달러(18조원)에 달한다. 특히 2011년 이후 한국 투자를 2배 이상 늘리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원유를 수출하면서 얻은 수입을 주된 재원으로 하고 있다.
손민우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활동가는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한전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로 한 것은 환경적으로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석탄산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해외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석탄발전의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