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하락 어디까지…“900원 위협할 수도”

2022.06.08 16:46 입력 2022.06.09 07:10 수정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보관돼 있는 엔화(왼쪽)와 달러화.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보관돼 있는 엔화(왼쪽)와 달러화. 연합뉴스

최근 엔화 가치의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원·엔 환율이 4년 6개월 만에 940원대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여건에 따라 원·엔 환율이 900원선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8일 오후 3시30분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941.85원(이하 신한은행 매매기준율)을 나타냈다. 전날 950원선을 깨고 내려간 원·엔 환율은 하락을 지속해 이날 940원대 초반으로 밀렸다. 원·엔 환율이 940원대로 내려간 것은 2017년 12월26일(949.51원)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당시 원·엔 환율은 2018년 1월8일 936.59원까지 하락했다.

최근의 엔화 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를 높이면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 전후에서 거래되는 것과 달리, 일본은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한을 0.25%에 고정하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펴고 있다. 경기 부양에 초점을 두고 있는 일본은행은 엔화 하락세에도 YCC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지난 7일 역대 최저인 달러당 132엔을 돌파했고 8일 한때 133.30엔에 거래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자금시장영업섹션 연구위원은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 기조가 워낙 강경해, 달러·엔 환율이 135엔까지 열려있다고 본다”며 “원화도 달러 대비 약세지만 엔화가 더 약세라, 원·엔 환율이 920원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수석매니저는 미국 경기와 주식시장의 여건에 따라 원·엔 환율이 900원선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백 수석매니저는 “미 증시가 하락하면 엔화가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 증시가 더 빠지면 원·엔 환율이 940원 정도에서 지지되겠지만, 증시가 지난 5월 수준에서 바닥을 다진다면 원·엔 환율이 900원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주목하고 있다. 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해야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멈출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서 연구위원은 “일본은 엔화 약세 기조를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시장이 예상하는 경로로 진행되고 달러 강세가 진정돼야 엔화 가치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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