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과정에서 1300억원에 달하는 선물 매매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에 대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이외에도 26개 증권사와 주요 자산운용사의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 전수점검도 벌이기로 했다. 업계 현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기 위해서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신한투자증권에 직원을 파견, 현장 검사에 돌입했다. 이번 금융사고와 관련해 손실 발생 원인뿐만 아니라 회사 차원의 내규가 적절하게 작동했는지, 내부통제 자체의 적정성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날 신한투자증권 외 26개 증권사와 운용자산(AUM)이 큰 주요 운용사에 공문을 보내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 손실을 은폐한 사례가 없는지 자체점검 결과를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간부 간담회에서 “금융권에서 각종 횡령, 부정대출 등 금융 사고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금감원은 이번 사고를 철저히 검사·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말한 데 대해 금감원이 즉각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신한투자증권은 장내선물 매매에서 1300억원 손실이 났다고 최근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최근 세계 주요 증시 대폭락이 발생한 올 8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내부 직원이 추가 이익을 위해 장내 선물 매매를 시도하다 손실이 발생했다. 이 직원은 외국계 증권사와 스와프 거래를 한 것으로 허위 보고한 사실도 회사 내 자체 조사에서 발각됐다. ‘추가 이익을 위한 장내 선물 매매’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공시로 밝혀지지 않았다.
LP는 ETF가 원활히 거래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매도, 매수 호가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 자체 유동성을 가지고 매도, 매수를 할 때 그 중간의 수익을 먹는 게 LP의 역할인데 그것만 해선 큰 돈을 벌기는 어렵다”라며 “부서 수익이나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과도한 선물 매매를 벌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