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악 폭염에 ‘역대 최고가’ 치닫는 리튬···배터리·전기차 타격 불가피

2022.08.24 16:46

중국 충칭을 지나는 양쯔강의 지류 자링강이 24일 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충칭을 지나는 양쯔강의 지류 자링강이 24일 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대륙에 찾아온 유례없는 폭염으로 원자재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전기자동차 및 배터리 산업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을 제련하는 중국 공장들이 전력난 때문에 일제히 조업을 중단하면서다.

24일 중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쓰촨성 당국은 지난 15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산업시설들을 상대로 전력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남부 도시들은 최근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극심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그 가운데 수력발전에 대부분 전력을 의존하는 쓰촨성은 저수지 수량 감소로 발전에 차질을 빚는 정도가 유독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쓰촨성 당국은 산업용 전기를 가정용으로 공급하기 위해 모든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시켰다.

전력제한 조치는 바로 리튬 생산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쓰촨성은 전세계 리튬 생산의 중심지로 꼽힌다. 중국 전체 리튬 생산의 27.9%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력난으로 인해 톈치리튬 등 쓰촨성 내 리튬 공장들이 문을 닫았고, 리튬 가격은 올해 최고를 향해 치솟고 있다. 순도 99.5% 중국산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23일 기준 톤당 48만7500위안(약 9539만원)을 기록했다. 전날 대비 0.6% 오른 가격으로, 사상 최고가인 지난 3월의 톤당 49만7000위안에 거의 근접해 있다.

폭염과 정전, 그에 따른 리튬 공급 감소가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 미칠 타격은 적지 않다. 시장분석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의 수잔 조우 분석가는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탄산리튬 현물 가격이 곧 톤당 50만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업체는 이 높은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10만위안 아래서 맴돌던 리튬 가격은 올해 상반기 49만위안 선을 돌파하며 5배 가까이 급등했는데,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산화리튬 수입액 17억4829만달러 가운데 중국산이 14억7637만달러로 84.4%를 차지했다. 리튬 가격의 상승은 배터리 소재 및 제조업체들의 비용 증가로 이어져 가격 상승 등의 연쇄작용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업체는 원재료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판가 연동’을 통해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리튬이온 삼원계 배터리의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 등은 모두 판가에 연동돼 있어 당장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판가 인상으로 인한 장기적인 가격 경쟁력 하락 등의 우려도 나온다.

또한 이대로 간다면 비싼 값에 배터리를 구매해야 하지만 차 값은 바로 올리기 힘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마진폭 축소 등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