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적자 폭 확대…화학·항공업계 타격 불가피

2022.10.06 21:15 입력 2022.10.06 22:41 수정

원유 감산 국내 영향은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가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을 대폭 줄이기로 하면서 유가가 다시 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잠시 주춤했던 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지고, 무역수지 적자 폭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와 경제분석기관 등에 따르면 OPEC+가 5일(현지시간) 1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하면서 배럴당 8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유가도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약 7개월 만에 ℓ당 1700원선 아래로 내려간 국내 휘발유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약 2~3주의 시차를 두고 연동하는 싱가포르 거래소의 국제 휘발유 가격은 이미 배럴당 90.80달러로 하루 만에 4.35달러나 뛰었다.

이번 감산 결정이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도 크다. 최근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조정의 영향으로 8월 5.7%, 9월 5.6% 등으로 두 달 연속 상승률이 둔화했다. 애초 기획재정부는 물가 상승률이 10월 정점을 찍은 뒤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미 확정된 전기요금 인상에 석유 제품마저 오르면 이 같은 전망은 빗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유가가 오르면 6개월째 이어진 무역수지 적자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난달 무역적자는 37억7000만달러로 전월 94억9000만달러에 비해 57억달러나 줄었다. 이는 지난달 유가가 떨어지면서 수입액이 한 달 전에 비해 15억달러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가격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와중에 유가마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면 무역수지 적자 폭은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에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기업 부담도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3월 매출액 1000대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 기업 80.1%가 유가 상승이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 실제 LG화학 등 석유 소비 비중이 높은 화학업계는 이미 하반기 실적이 반토막 났다. 영업비용 중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달하는 항공사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한항공은 배럴당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약 397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80여억원의 유류비 지출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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