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왜 스마트TV에 안드로이드 OS 안 쓸까

2023.03.20 21:47 입력 이재덕 기자

자체 OS 보유 회사, 양사가 유일

콘텐츠 제휴·구독으로 수익 창출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TV 제조사들이 자체 스마트TV 운영체제(O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타이젠’을 앞세워 글로벌 TV 판매 1위 자리 수성에 나선 상황에서 2위 LG전자는 ‘웹OS’ 확대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TV 제조사들 중에 자체 OS를 가진 사업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회사뿐이다. 나머지 제조사들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TV OS로 활용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TV OS 시장점유율은 안드로이드 42.4%, 타이젠 21.0%, 웹OS 12.2% 순이었다. 안드로이드가 대부분인 TV 플랫폼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은 각자 TV에 특화된 OS를 앞세워 자기 진영을 구축하고 있다.

OS 사업에 먼저 뛰어든 업체는 LG전자다. LG전자는 2021년부터 웹OS를 소프트웨어 패키지로 구성해 다른 TV 브랜드에도 공급하고 있다. 현재 LG전자의 웹OS를 탑재한 업체는 RCA(미국), JVC(일본) 등 300여곳에 달한다.

삼성전자도 작년부터 중국, 튀르키예, 호주 등의 TV 제조사들과 협업해 타이젠이 적용된 TV를 출시하고 있다. 타사에 운영체제를 제공하면 일정 금액을 수수료로 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영화, 드라마, 뉴스, 스포츠 등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삼성TV플러스’를 제공한다. 국가별로 제공되는 무료 채널까지 합치면 2000여개 채널을 볼 수 있다. LG전자가 웹OS를 통해 공급하는 ‘LG채널’은 3000여개를 무료 채널로 제공한다. 최근에는 미국 파라마운트의 무료 인터넷스트리밍(OTT) 채널 플루토TV가 LG채널에 들어왔다. LG채널은 플루토TV에서 콘텐츠를 공급받고, 플루토TV는 LG채널에서 시청자 정보를 제공받고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 ‘윈윈’하는 구조다.

자사 OS에 기반한 구독 서비스로 수익을 내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타이젠을 통해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를 활용해 별도의 기기 구매 없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게임 패스,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 구글의 스타디아 등을 이용할 수 있다.

TV 제조사들은 OS 사업을 통해 고객을 묶어두는 ‘록인’ 효과를 기대한다. 윈도와 안드로이드 사용에 익숙한 이들이 해당 OS를 탑재한 기기를 계속 구매하는 것처럼 특정 OS를 탑재한 TV를 구매자들이 선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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