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채솟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이례적인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여파다. 정부는 최근 작황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향후 태풍과 급격한 기온 하락 등 기상 변수에 따른 피해만 없다면 이달 중하순부터 수급과 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채소류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11.5%, 전달에 비해 18.6% 각각 상승했다. 품목별로 배추가 1년 전에 비해 54% 뛰었고, 이어 무 42%, 상추 32%, 풋고추 27% 등 순으로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 시세(지난달 30일, 상품 기준)에서도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은 9662원으로 1년 전(6937원)보다 39.3% 올랐다. 적상추(100g)는 같은 기간 1693원에서 2579원으로 52.3%, 시금치(100g)는 1966원에서 2819원으로 43.4%, 깻잎(100g)은 3167원에서 3533원으로 11.6% 각각 상승했다.
채소류 가격 강세는 폭염과 일부 주산지 가뭄, 집중호우 등 영향으로 공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배추의 경우 8~9월 폭염 영향으로 해발 400~600m 준고랭지 배추마저 전·평년 대비 공급량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김장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이달 안에 배추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준고랭지 배추가 오는 10일을 전후로 본격 출하되고, 가을배추 6000t과 중국산 신선배추 1000t 등 추가 물량도 이달 중 시장에 풀리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또 최근 기온 하락 등 작황 여건 개선으로 배추를 제외한 다른 채소들도 대부분 이달 안에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의 경우 이달 말부터 가을 무가 출하되는데, 평년보다 4%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온성 작물인 시금치는 최근 경북 포항의 포항초 등 주산지 작황이 양호해 이달 말부터 가격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 논산, 전북 익산 등 주산지 침수 피해가 컸던 상추는 최근 다시 심기 등으로 출하량이 증가하고 있어 이달 중하순부터 안정을 찾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전망했다. 오이는 지난달 주산지인 충남 천안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가격이 뛰었으나, 이달 중순 충남 공주 등 주산지의 가을 오이 출하 이후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조량에 민감한 애호박은 지난 달부터 경기 양주 등 주산지 기상 여건이 좋아지면서 이달 중하순부터 공급량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태풍과 급격한 기온 저하 등과 같은 돌발 변수만 없다면 이달 안에 김장철 채소류 수급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달 중 배추, 무, 대파 등 김장철 주요 재료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