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인데…" 사유지 내 '통행도로' 가장 많은 지자체는 '대구'…민원·소송은 서울이 '최다'

2022.05.06 15:05 입력 2022.05.06 16:04 수정

비 내리는 서울 용산구 주택가 골목길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이준헌 기자

비 내리는 서울 용산구 주택가 골목길을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이준헌 기자

법적으로 ‘내 땅’지만 오랜기간 주민들의 공용도로로 쓰이고 있는 ‘사실상 도로’가 가장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도로’를 둘러싸고 가장 많은 민원과 소송이 발생하는 곳은 서울이었다.

‘사실상 도로’는 사실 명확한 개념이 없다. 현황도로, 관습상 도로, 비법정 도로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으나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정의도 명확히 내려진 적이 없다. 통상은 많은 사람들이 오랜기간 통행로로 인식하고 이용했으나 사실은 개인소유 땅으로, ‘지목’이 ‘도로’가 아닌 경우를 ‘사실상 도로’로 정의내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사실상 도로’를 둘러싸고 매년 수많은 주민과 소유주 간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통행로라는 ‘공익적 목적’과 개인소유 땅이라는 ‘소유권’이 매번 충돌하는 것이다.

6일 국토연구원 김고은·김승훈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사실상 도로의 관리를 위한 기초현황분석연구’ 워킹페이퍼를 살펴보면 2021년 7~9월 광역시(경기도 제외) 기준 ‘사실상 도로(사유지 비법정 도로)’의 면적이 가장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는 전체 도로면적의 27.1%가 ‘사실상 도로’였으며, 대전이 15.3%로 뒤를 이었다. 또 울산(12.1%), 인천(10.4%), 광주(9.2%), 서울(8.9%)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도로면적 대비 사실상 도로 추정치가 가장 적은 지역은 부산으로 5.0%에 그쳤다.

‘사실상 도로’를 둘러싸고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서울로, 2019~2020년 총 685건의 관련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민원의 88.7%(608건)은 ‘사실상 도로’를 이용하는 지역주민들이 낸 것으로 ‘관리·정비요청’이 전체 민원의 98.3%(598건)를 차지했다. 토지소유자가 낸 민원은 77건(11.3%)에 그쳤다. 민원의 대부분은 토지비·토지매수요구(66건)였다. 국가와 지자체가 관리하는 법정도로가 아닌 탓에 정비 및 관리가 부실할 수밖에 없지만 주민들은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용도로로 인식하고 있어 이에 따른 관리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서울에 이어 민원이 가장 많이 제기되는 지역은 대구(145건)였으며, 인천(44건), 대전(13건) 순이었다.

국토연구원 자료

국토연구원 자료

‘사실상 도로’를 둘러싼 소유주와 지자체·주민 간 소송 역시 매년 발생하고 있었다. 2019~2020년 재판이 완료된 소송을 집계한 결과, 가장 많은 소송이 제기된 지자체는 서울로 2년간 총 205건의 소송이 진행됐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단위 지자체 가운데 ‘사실상 도로’ 면적이 가장 많은 대구의 소송은 13건에 그쳤다. 부산은 ‘사실상 도로’면적이 가장 적지만 소송은 88건으로 서울 다음으로 많았다. 광주가 48건으로 뒤를 이었으며, 인천 8건, 대전 3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기준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 역시 서울이 17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산 35건, 광주 20건, 대구 13건 순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은 “민원과 소송의 수가 가장 많았던 서울은 소송이 민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지역주민의 생활불편 신고를 넘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케이스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고은·김승훈 부연구위원은 “사실상 도로에 관련한 데이터의 부재, 가치대립으로 인해 제기되는 민원 및 소송은 지역 주민, 토지소유자, 지자체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금전적 지출을 불러일으키며 행정력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보다 구체적 실태 파악을 위한 자료 구축, 관련 법제도의 개선, 갈등 조정을 위한 시스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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