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벤처 ‘골드뱅크’ 초라한 퇴장

2009.08.31 17:42
김주현기자

“광고보면 현금준다” 돌풍

16일 연속 상한가 진기록

상장 11년만에 증시 퇴출

“광고를 보면 현금을 준다”는 아이디어로 1990년대 후반 벤처기업의 대표주자로 각광받았던 골드뱅크가 상장 11년 만에 증시에서 퇴출된다.

원조 벤처 ‘골드뱅크’ 초라한 퇴장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블루멈(옛 골드뱅크)은 오는 4일 상장폐지를 앞두고 3일까지 정리매매에 들어간다. 거래소는 상장폐지 사유로 2회 연속 50% 이상 자본잠식 발생과 반기보고서에 대한 감사인 ‘의견거절’ 등을 들었다.

97년 인포뱅크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그해 4월 골드뱅크로 이름을 바꿔 98년 10월1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첫 거래일 시초가격이 800원이던 골드뱅크는 이듬해 1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폭등, 같은 해 5월에는 액면가(500원)의 60배가 넘는 3만700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닷컴 열풍 속에서 큰 수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면서 ‘묻지마 투자’가 몰려든 것이다.

그러나 골드뱅크는 주가 상승과 달리 기대만큼 실적을 내지 못하고 신용금고, 프로농구단 등을 인수하며 인터넷이라는 ‘본업’보다는 문어발식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결국 주가는 99년 말 1만1000원에 이어 2000년 말 900원까지 추락했다. 31일 종가는 25원이다.

골드뱅크는 2002년 사명을 ‘코리아텐더’로 바꾸고 재기를 시도했지만 닷컴 대표기업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했다. 회사 이름도 그랜드포트, 룩소네이트, 블루멈 등으로 계속 변경하고 최대주주도 10번 이상 바뀌었지만 끝내 재기에 실패했다.

1세대 벤처스타로 각광받던 골드뱅크 창업자인 김진호씨는 99년 3월부터 2001년 3월까지 7차례에 걸쳐 회사 돈 14억3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2년 구속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김씨는 재기를 꿈꾸다 2004년 말 횡령 혐의로 인수 회사로부터 다시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