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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감축없인 홍수 위험↑…폭우량 70% 이상 증가

2022.06.14 10:25 입력 2022.06.14 14:39 수정

최장기간 장마가 이어졌던 2020년 8월11일에 촬영된 서울 잠수교의 모습. 이준헌 기자

최장기간 장마가 이어졌던 2020년 8월11일에 촬영된 서울 잠수교의 모습. 이준헌 기자

탄소 배출을 지금처럼 많이 할 경우 홍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기상청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0년에 한 번 꼴로 내리는 폭우의 양이 현재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하천에 홍수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기상청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는 14일 ‘유역별 극한 강수량의 미래변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한강유역과 낙동강유역을 중심으로 전국을 26개 대권역으로 쪼갠 뒤, 각 권역별로 미래의 탄소배출 양에 따라 100년에 한 번 꼴로 나타나는 ‘극한 강수’가 얼마나 증가하는 지 분석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권역의 100년 빈도 극한 강수량은 187.1~318.4㎜다. 탄소 배출량이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고탄소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극한 강수량은 60년 뒤인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에 53%(70.8~311.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1세기 전반기(2021~2040년)에는 29%(21.4~174.3㎜), 중반기(2041~2060년)에는 46%(56~334.8㎜)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100년 빈도가 아닌 20년, 50년에 한 번 꼴로 나타나는 극한 강수량 역시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1세기 후반기로 갈수록 증가폭이 커졌다.

하지만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해 탄소 배출량을 줄인 저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폭우의 증가폭도 줄었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21세기 전반기의 100년 빈도 극한 강수량은 약 31%(14.4~162.6㎜), 중반기에는 31%(29.5~168㎜), 후반기에는 29%(18.9~13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체로 고탄소 시나리오 때의 21세기 전반기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다.

현재 대비 미래 권역별 100년 재현빈도 극한 강수량 변화 전망. 기상청 제공

현재 대비 미래 권역별 100년 재현빈도 극한 강수량 변화 전망. 기상청 제공

권역별로도 탄소 배출을 많이 할 경우와 적게할 경우 폭우의 증가폭은 큰 차이를 보였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극한 강수량의 증가폭이 50% 이상인 권역 수는 21세기 후반기에 16곳에 달했다. 21세기 전반기에 1개, 중반기에 7개 등 후반기로 갈수록 증가폭이 커지는 지역도 늘었다. 특히 후반기에 한강동해 권역의 극한 강수 증가폭은 약 73%, 낙동강동해 권역은 약 69%로 매우 컸다. 제주도 권역은 다른 권역에 비해 특히 증가폭이 컸다. 21세기 중반기에 약 78%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시기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증가폭이 50% 이상인 권역은 1곳 뿐이었다. 고탄소 시나리오과 비교해 21세기 전~중반기에도 증가폭이 50% 이상인 곳은 2~3곳으로 거의 대부분의 권역이 50% 이하로 증가했다. 한강동해 권역의 극한 강수 증가폭도 39%, 낙동강동해 권역은 19%일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중립 정책 등을 시행해 탄소 배출을 줄일 경우 극한 강수량 역시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유역별 극한 강수량 미래 전망정보는 극한 강수에 따른 수자원 시설기준 및 홍수위험도 등 안전성과도 연계된다”며 “앞으로 극한 강수의 증가로 홍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다양한 분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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