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ChatGPT에게 기후위기를 물었다

2023.01.22 13:02

알프스 프랑스 남동부 도시 그르노블 인근 베르코르 자연공원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올려다본 베르코르산의 스키장 모습. 사흘 전 내린 눈이 얕게 쌓여 있지만, 마을과 산의 초목들은 예년과 달리 푸르게 드러나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눈이 부족해 이 지역의 스키장은 문을 닫은 상태이다.   그르노블 | 박은하 파리 순회특파원 이미지 크게 보기

알프스 프랑스 남동부 도시 그르노블 인근 베르코르 자연공원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올려다본 베르코르산의 스키장 모습. 사흘 전 내린 눈이 얕게 쌓여 있지만, 마을과 산의 초목들은 예년과 달리 푸르게 드러나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눈이 부족해 이 지역의 스키장은 문을 닫은 상태이다. 그르노블 | 박은하 파리 순회특파원

미국에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ChatGPT)’가 화제가 되면서 학교에서 학생들 과제 작성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기사, 혹시 보셨나요? 더 나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한 이용자(@mexxxxxxxxx)가 ‘학생들의 리포트가 문제가 아니다. 교수들의 강의 계획이 ChatGPT로 작성된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됐습니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학생들의 리포트가 문제가 아니다. 교수들의 강의 계획이 ChatGPT로 작성된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는 내용의 트윗을 지난 18일 올려 화제가 됐습니다. 트위터 갈무리

ChatGPT로 강의계획서도?

한 트위터 이용자가 ‘학생들의 리포트가 문제가 아니다. 교수들의 강의 계획이 ChatGPT로 작성된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는 내용의 트윗을 지난 18일 올려 화제가 됐습니다. 트위터 갈무리

챗GPT는 AI연구소 ‘OpenAI’가 개발한 ‘챗봇(질문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사람의 언어로 대화하며 답을 주는 대화형 메신저)’입니다. 챗GPT에게 질문을 하면, 챗GPT는 인간과 차이가 없을 만큼 자연스러운 답을 내곤 합니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30일,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강·약점을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시작했어요. 홈페이지에는 실험 시작 열흘이 지난 지난해 12월 9일 사용자가 100만명이라고 적어뒀을 정도로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검색엔진’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챗GPT에 기후 위기에 관해서 물으면, 뭐라고 답할까요? 기자가 물어봤습니다. ChatGPT와의 원활한 ‘대화’를 위해 영어로 질문하고, 영어 답변을 번역해 옮겼습니다.


- 기후위기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요

ChatGPT(이하 GPT): “기후위기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고, 숲을 파괴하는 등 인간 활동 때문에 일어난 지구 기후의 장기적 변화입니다. 인간 활동으로 메탄,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대기로 방출되면 태양으로 가열되는 지구의 열기를 묶어둬서 지표면이 뜨거워집니다.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해수면은 상승하고, 극한 기상 현상도 늘어나며, 강수 패턴이 변화할 수 있고, 생물 다양성의 손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의 효과를 완화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는 게 중요합니다. 태양광, 풍력 발전 등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에너지 효율 상승,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습지·산림 등 생태계 복원 등 방법이 있습니다”

- 산업 혁명 이전 보다 기온이 2도 올라갈 때까지 인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가요?

GPT: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면, 지구 온난화를 2도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2050년까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넷제로‘에 도달한다고 해도 추가 온난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즉각적이고 야심 찬 기후 행동을 하지 않으면 산업화 이전 대비 2도의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남은 탄소 예산이 더 빠르게 소진될 것입니다.”

파키스탄 신드주 다두 지구에 내린 폭우로 지난해 9월 주택 지역이 침수돼 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 크게 보기

파키스탄 신드주 다두 지구에 내린 폭우로 지난해 9월 주택 지역이 침수돼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오하이오주 이리카운티의 오하이오턴파이크에서 지난해 12월 23일(현지시간) 발생한 교통사고로 최소 4명이 숨졌다. EPA연합뉴스

미국 오하이오주 이리카운티의 오하이오턴파이크에서 지난해 12월 23일(현지시간) 발생한 교통사고로 최소 4명이 숨졌다. EPA연합뉴스

- 인간이 기후위기 대응에 실패해, 2도 이상 온도가 올라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나요?

GPT: “산업화 이전 대비 2도가 넘는 지구온난화는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해 저지대에 사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집을 잃을 수 있고, 폭염·가뭄·산불·태풍·홍수가 더 잦아질 수 있습니다. 강수 패턴이 바뀌면서 물이 더 부족해지고, 식량·수자원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종이 멸종 위기에 놓입니다. 지구온난화의 효과가 모두에게 똑같지 않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저소득·취약 계층,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요?

GPT: “한국은 화석연료를 매우 많이 사용하고 있고, 전력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석탄발전소에 의존하고, 석탄발전소를 퇴출하는 과정이 더디다는 점은 기후 목표 달성의 장애물로 비판받아왔습니다. 선진국과 비교해 한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비교적 높습니다.”

- 원자력 발전소가 기후위기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나요?

GPT: “원자력발전은 석탄화력발전소와 달리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저탄소’ 에너지원이라는 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이라는 점에서 잠재적 수단으로 고려되곤 합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을 기후위기의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우려’가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은 원자로 냉각을 위해 다량의 냉각수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핵사고의 위험과 핵무기 확산 가능성도 있습니다.”

-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가장 시급히 시행돼야 하는 정책이 무엇인가요?

GPT: “가장 효과적인 정책 중 하나는 풍력, 태양광, 수력 등 ‘청정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입니다. 이런 발전원은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만들지 않습니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더 엄격한 건축 규제를 적용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사용하게 하는 등 방법이 있습니다. 배출권 거래제, 탄소세 같은 ‘탄소 가격 체계’를 도입하는 것도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기업과 개인들이 온실가스를 줄일 유인이 생깁니다. 산림·습지를 보호해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저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AI는 에너지를 다량 사용하는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챗GPT’와 같은 AI가 필요한가요?

GPT: “챗GPT와 같은 언어 모델은 계산을 위해 상당한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AI를 사용하는 것이 ‘언어 모델’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AI는 에너지 사용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선 가능성을 확인해 건물, 교통 및 산업에서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또 온실가스 배출을 모니터하고 추적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모델링하고 예측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AI 모델의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소비보다 이점이 더 큰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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