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33조원…미 ‘Z세대의 가상 놀이터’ 로블록스

2021.03.08 21:59 입력 2021.03.09 09:22 수정

가치 33조원…미 ‘Z세대의 가상 놀이터’ 로블록스

메타버스 대표로 꼽는 게임 플랫폼
10일 미 뉴욕증시 직상장 ‘자신감’
게임·SNS·VR 모두 구현된 가상
자체 가상통화로 ‘경제 생태계’도

시장 평가 다른 업체에 영향 주목

코로나19 창궐 이후 대폭 성장한 미국의 게임 플랫폼 업체 ‘로블록스(Roblox)’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별도의 기업공개절차 없이 직상장한다. ‘메타버스(Metaverse)’의 대표로 꼽히는 로블록스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다. 로블록스는 지난해 2억5770만달러(약 2899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냈지만, 미래를 의심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지난 1월 로블록스는 5억달러 추가 투자를 받으면서 시장가치 295억달러(약 33조4000억원)란 평가가 나왔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10일 상장과 함께 그 가치는 더 뛰어오를 수도 있다.

로블록스는 레고 모양의 아바타와 함께 다양한 세계를 탐험하는 가상의 공간이다. 아바타를 조종해 세계 안으로 들어가면 수많은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데 그 핵심은 게임이다. 스스로 게임을 만들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만든 게임을 이용할 수도 있다. 유튜브 이용자들이 끊임없이 동영상을 올리듯이 로블록스 이용자들은 게임을 창작한다. 그렇게 로블록스 안에 쌓인 게임이 현재 5000만개가량이다.

게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가상현실(VR) 기능이 모두 구현되어 있다. 이용자들은 로블록스 안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한다. 2006년 출시된 뒤 꾸준한 성장을 해오던 로블록스가 지난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다. 어쩔 수 없이 외부세계와 접촉이 차단된 가운데 로블록스는 ‘미국 Z세대의 놀이터’가 됐다. 삼성증권이 지난 3일 공개한 투자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로블록스 월간 활성이용자 수(DAU)는 1억5000만명이다. 이 중 3분의 1은 16세 미만이다. 미국 9~12세 어린이의 3분의 2가 로블록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이용자들은 로블록스에 한번 들어오면 좀처럼 나가지 않는다. 애플리케이션 시장분석업체 ‘센서 타워’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로블록스 이용자들은 하루에 156분을 이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58분)과 유튜브(54분)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로블록스에는 자체적으로 ‘경제 생태계’도 마련되어 있다.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가상통화 ‘로벅스(Robux)’가 통용된다. 이용자들은 로벅스를 통해 게임을 사고판다. 127만명에 이르는 게임개발자들이 지난해 로블록스 안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평균 1만달러다. 이 중 상위 300명은 10만달러를 벌었다. 로블록스는 로벅스를 판매하고,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수수료를 떼어 수익을 올린다.

로블록스의 미래가 완벽하게 보장된 것은 아니다. 로블록스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171.2%, 하루 평균 활성이용자는 84.9%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막을 내릴 때 로블록스가 함께 휘청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또 이용자와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로블록스가 10일 상장 이후 미국 주식시장에서 받는 평가는 다른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2018년 계열사 네이버제트를 통해 가상세계 플랫폼 ‘제페토’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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