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 마구 파다가 고막까지 뚫는다

2006.09.11 15:15

[건강]귓속 마구 파다가 고막까지 뚫는다

갑자기 나타난 심한 귀의 통증과 청력저하로 회사원 김모씨(32세·남)가 병원을 찾았다. 귀이개로 귀를 후비던 중 실수로 귀를 너무 깊이 파 갑자기 증상이 나타난 것. 급히 병원을 찾아 진찰한 결과 귀이개가 고막을 관통 하여 발생한 외상성 고막천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다른 부위는 손상이 없어 외래에서 간단한 수술 및 통원치료 후 증상은 좋아졌다. 또 이모씨(22세·여)는 어느 날부터 갑자기 귀에서 고름이 나와 병원을 찾았는데 만성 외이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원인은 하루가 멀다 하고 귀지를 파내는 10년 이상 진행된 습관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청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에 이모씨는 걱정에 빠졌다.

고려대의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조승현 교수는 “종종 속을 썩이는 것이 귀지”라며 “무리하게 후비다가는 고막까지 버릴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세균 막는 보호막… 제거할 필요 없어

습관적으로 성냥개비나 금속물질을 사용해 귀지를 파내다가 오히려 귀 질환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귀지는 대부분 제거할 필요가 없다. 이유는 고막과 외이도의 상피세포가 외이도의 바깥쪽을 향하여 원심성으로 움직여 손톱이 자라는 속도와 비슷하게 하루 0.05㎜씩 바깥쪽으로 귀지가 자연스럽게 배출되기 때문이다. 귀지는 지방성분이 많기 때문에 물기가 스며들지 못하게 하고 약산성이기 때문에 병원균들이 잘 증식할 수 없게 한다. 또한 라이소자임을 함유하고 있어 항균성을 지니고 있고 귀지 성분이 외이도뿐만 아니라 외이도 피부표층에도 녹아들어 세균의 피부 침투를 막아 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적당한 귀지는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

만약 면봉이나 성냥개비로 자주 귀를 후비면 방어역할을 하는 귀지가 너무 지나치게 제거되는 것뿐만 아니라 외이도 피부의 지방층이 파괴되어 세균이 쉽게 침범하게 되어 급성 염증이 생길 수도 있고 너무 습관적으로 후비면 잘 치료되지 않는 만성 외이도염이 생길 수도 있으며 이런 경우 만성염증에 의하여 귓구멍이 좁아져 청력장애가 올 수도 있다.

귀지의 양은 개개인에 따라 크게 다르다. 양이 많아서 외이도를 완전히 폐색시킨 경우나, 귀지제거능력이 저하된 노인들의 경우 귀지에 의한 외이도 폐색증이 나타나 청력저하 소견을 보일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흔한 게 아니며 대부분 귀지가 많아도 소리 듣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귀지를 제거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렇다면 아기도 귀지를 파내 줘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초보엄마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이다. 아기의 귀지는 일부러 꺼내줄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귀지는 저절로 밖으로 나오게 되며 엄마가 아기의 귀지를 파주다가 귀에 염증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므로 그냥 놔두는 것이 상책이다. 엄마가 보기엔 귀지가 있으면 답답해 보이지만 소리를 듣는 데는 지장이 없으므로 그냥 놓아두는 것이 좋다. 귓속 청소는 아기가 목욕을 마친 뒤 귀 입구를 면봉으로 닦아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만약 너무 많아 외이도가 막혀 보인다면 가까운 이비인후과에 가서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상처 치료 힘든 당뇨병환자 특히 조심

또 귀지가 크고 단단하면 제거하기 어려우며 상처가 나기 쉽기 때문에 이런 경우 병원을 찾아 전문의 상담을 통해 귀지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 생각보다 크고 깊게 있는 경우가 많아 집에서 제거 시 오히려 밀어 넣을 수도 있고 고막이 다치기 쉬우며 외이도에 상처를 주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노령화에 따른 귀지제거능력 저하로 인해 귀지가 많은 노인들이 많다. 하지만 당뇨가 있는 경우 상처가 나면 치료가 잘 안 되어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만약 집에서 하고 싶다면 알코올이나 과산화수소수 등 소독액을 묻혀 외이도 겉에 있는 귀지를 상처나지 않게 부드럽게 닦아내는 게 좋다. 만약 외이도 상처 등으로 피가 나거나, 귀에서 냄새가 날 때, 그리고 고막에 상처가 나서 난청, 현기증,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가 진찰을 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 만성 중이염 환자의 경우는 고막에 구멍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물이 들어가면 안 되며 가능하면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준규기자 jklee@kyunghyang.com〉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