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암환자, 상당수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중단 고민 토로

2020.10.13 16:52
헬스경향 이원국 기자

한국혈액암협회, 응답자 68% 경제적 고통 호소
유럽 62% 국내 30.5%, 사회복귀율 약 2배 차이
출산·육아휴직처럼 암경험자에 관한 제도 절실해

정부에서 암 치료 후 환자의 사회복귀를 돕는 제도는 ‘암생존자 통합 지지사업’이 유일하다. 하지만 제도가 무색하게 실제 암환자 사회복귀율은 30.5%에 불과하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정부에서 암 치료 후 환자의 사회복귀를 돕는 제도는 ‘암생존자 통합 지지사업’이 유일하다. 하지만 제도가 무색하게 실제 암환자 사회복귀율은 30.5%에 불과하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에도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었다. 암은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37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암사망률은 폐암이 36.2명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간암 20.6명, 대장암 17.5명, 위암 14.9명, 췌장암 12.5명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암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항암치료 비용과 비급여항암제 비용 등 경제적요인으로 항암치료 중단 또는 연기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혈액암협회가 9월 약제비 지원을 받고 있는 암환자와 가족 15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7명의 환자가 신체·정신적 어려움보다 ‘경제적 고통’이 힘들다고 답했다. 또 현재 치료 중인 비급여 항암치료비용이 부담된다는 의견이 99%에 육박했으며 특히 응답자의 86.5%는 비급여 항암치료에 관한 경제적부담으로 치료중단 또는 연기를 고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치료비용에 더해 입원 전 코로나19 검사비용 등 치료비부담이 가중됐고 사회적거리두기의 여파로 항암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검토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과반수 이상이었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방문이나 치료가 지연되는 경험을 한 경우는 30% 미만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한 환자는 “항암 신약을 사용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너무 커서 가족을 생각하면 스스로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경제적부담으로 약을 끊으려 할 때가 가장 안타까운 만큼 항암 신약의 급여화 등 정책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한국혈액암협회 이철환 사무총장은 “중증 암환자들이 비용문제로 치료를 중단, 고민하는 사례를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치료가 시급한 암환자들이 암치료비가 아닌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치료가 시급한 암환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항암치료 중단 또는 치료연기를 고민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치료가 시급한 암환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항암치료 중단 또는 치료연기를 고민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저조한 암환자 사회복귀율, 제도·인식개선 시급해

암은 고액의 치료비가 들어가는 질환이다. 이에 정부는 암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암환자 본인 일부 부담금 산정특례제도’와 ‘본인부담 상한제’를 운영 중이다.

암환자 본인 일부 부담금 산정특례는 암진단일로부터 5년간 해당 질환 진료비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부분의 5%만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다. 단 전액을 본인이 부담하는 선별급여, 비급여항목은 제외되며 식대 50%는 본인이 부담해야한다. 본인부담 상한제는 환자가 부담한 연간 본인부담금 총액이 소득수준을 초과할 경우 초과금액 전액을 환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단 비급여 항목은 제외다.

이밖에도 암 치료 후 환자의 사회복귀를 돕는 ‘암생존자 통합 지지사업’ 역시 존재한다. 암생존자 통합 지지사업은 암환자를 위한 국가 지원프로그램으로 암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정신적 문제와 2차암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 직업이나 학업 등 사회복귀를 돕는다. 프로그램 대상자는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다 마친 환자다.

하지만 제도가 무색하게 암환자 사회복귀율은 매우 저조하다. 지난해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위암 생존자 암 진단 후 실업률은 46.6%에 달하며 암 경험자 5년 내 직장복귀율은 30.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해외 선진국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다. 해외 학술지 ‘사이코온콜로지(Psychooncology)’의 ‘암 생존자의 복귀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 요인’ 논문에 따르면 유럽 암환자 직장 복귀비율은 62%로 우리나라 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장 조주희 교수는 “해외 선진국은 암환자 대부분이 진단 2년 내로 직장에 복귀하는데 우리나라는 약 절반만이 복귀하고 있다”며 “사회복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개선과 육아휴직처럼 질병 휴직 역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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