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중 물은 무조건 많이? 절제가 필요해

2024.07.06 09:00 입력 2024.07.06 09:03 수정
수피 | 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날이 더워지고 땀의 계절이 되면서 운동시설 급수대 앞에 사람들이 북적대기 시작했다. 물은 순환을 촉진하고, 땀이 되어 체온을 조절하며 노폐물을 배출한다. 또 변비를 예방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많이 한다. 각종 매체에서도 물을 충분히 마시라는 조언을 자주 볼 수 있다. 운동 중에도 옆에 큰 물통을 두고 쉴 새 없이 물을 마시는 사람도 흔하다.

수피 | 운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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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운동 과정에서 일부러 물을 멀리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종목의 스포츠 지도자들은 탈수에 버티는 능력을 단련하기 위해 훈련 도중 물을 제한하기도 한다. 체급 경기 선수들은 계체에 맞춰 체중을 줄이기 위해, 혹은 근육을 더 선명하게 보이기 위해 물을 끊고 땀을 많이 흘리는 ‘수분관리’를 하기도 하는데, 많은 선수들의 목숨을 앗아간 극도로 위험한 방식이다.

모든 영양소가 다 그렇듯이 물도 과유불급이다. 운동이나 더위 등으로 갈증을 느꼈을 때 많은 물을 한 번에 벌컥벌컥 들이켰다가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고 두통이 온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심하면 헛구역질에 온몸의 힘이 쭉 빠지기도 한다. 이 증상을 소위 ‘물중독’이라고 하는데, 일시적인 전해질 불균형이 원인이다.

우리 몸은 24시간 거의 일정한 전해질 농도를 유지한다. 그런데 더운 날 땀으로 물만 빠져나간다면 몸의 전해질 농도가 높아지면서 이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땀에 전해질도 함께 배출해서 균형을 유지한다. 이때 빠져나가는 전해질 대부분은 나트륨으로, 주로 소금의 형태로 빠져나간다. 땀이 짭조름한 게 그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다량의 맹물을 마시면 전해질 농도가 급락하면서 이 균형이 무너진다. 즉 탈수증과 물중독증은 양극단이면서도 서로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일시적인 물중독은 대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드물게는 뇌부종 등으로 이어져 사망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여름에도 미국에서 500㎖ 생수 4병, 총 2ℓ를 20분간 급하게 마셨던 여성이 뇌부종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한 번에 들이부은 것도 아니고, 20분에 나눠 마셨다면 엄청나게 상식 밖의 행동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정도로도 사람이 죽을 수 있다니 충격적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운동 중 물 마시기도 절제가 필요하다. 앞서 적은 물 중독 문제도 있지만 소위 ‘물배’로 인한 부담감이 운동에 지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운동하기 10~30분 전에 갈증이 사라질 만큼 충분한 물을 마시고, 물이 위장을 넘어가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 도중에는 입을 축이듯 조금씩 나눠 마시되, 웬만큼 고강도 운동이 아니라면 한 시간에 500㎖는 넘기지 않는 게 좋다.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지는 급박뇨나 요실금 등이 있다면 등산처럼 중간에 화장실을 가기 힘든 운동에서 이뇨작용이 있는 커피는 금물이다.

한여름에 마라톤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고강도 운동을 한 시간 이상 지속한다면 땀으로 전해질을 잃어 운동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때는 맹물보다는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스포츠 음료가 유용한데, 따로 돈 들이지 않고 직접 만들 수도 있다. 1ℓ의 물에 4분의 1~2분의 1 티스푼의 소금을 넣고, 여기에 수분 흡수를 촉진하는 당분이 필요한데 설탕이나 꿀 한두 스푼 혹은 본인이 좋아하는 과일 주스 100~200㎖ 정도를 추가하면 된다. 당분은 본인의 운동 목표에 따라 적당히 가감해도 된다. 단 탄산음료는 배 속에서 가스를 일으켜 더부룩하게 만드니 금물이다.

한편 한 시간 이내의 걷기운동이나 실내운동은 물로도 충분하다. 살을 빼려는 경우라면 스포츠 음료의 당분이 운동으로 태운 열량을 고스란히 되돌려놓을 수도 있으니 웬만하면 물로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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