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 제어하는 힘 약해져…지인들 안부 물으며 이겨내길
지하철 안, 건너편 좌석에서 익숙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뭔가 재미있는 볼거리라도 있는지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청년과 그의 스마트폰을 열심히 곁눈질하고 있는 어르신. 점점 청년 쪽으로 기울던 어르신의 머리가 급기야 청년의 시야를 가리고 말았다. 흠칫 민망해진 어르신은 반대편으로 눈을 돌려버렸다. 늙으면 왜 대놓고 남의 폰을 들여다볼까.
아침에 읽고 나온 조간신문도 옆 사람이 들고 읽으면 자꾸 시선이 간다. 사실 다른 사람이 보는 건 더 재밌어 보인다.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관음(觀淫)의 욕구는 내재되어 있다. 하지만 그만큼 무례한 일도 없다. 지나치면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 나이가 들어 유독 훔쳐보기에 스스럼이 없어지는 이유는 원래 관음증적 본능이 강했던 사람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충동을 제어하는 힘이 약해져서이다. 그 결과 남에게 어떤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에 대해 무심해지고, 또 일상이 지루해서다.
그렇다고 훔쳐보는 행위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남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이 든다면, 내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지인들의 안부를 묻자. 다른 사람과의 소통은 일상의 지루함도 덜고 본능 억제에도 도움이 된다.
‘요즘 많이 더운데 건강히 잘 지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