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40대 연령층의 뇌출혈 위험요인을 분석한 결과 혈압이 높고 비만과 흡연, 과도한 음주 등 생활습관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남성은 더욱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박용숙 교수와 서울대 의대 장주성 교수 연구팀은 젊은 성인에게 뇌출혈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분석한 연구를 대한뇌혈관외과학회지에 게재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1~2021년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30~40대 환자 중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자발성 뇌출혈로 입원한 73명을 대상으로 나이와 성별, 체질량지수, 고혈압 및 당뇨병 병력 등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조사 대상 환자 중 남성이 83.6%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흡연 이력이 있는 환자의 비율이 47.2%에 달했다. 비만에 해당하는 체질량지수(BMI) 기준인 25㎏/㎡를 초과한 비율은 45.8%였다. 고혈압으로 진단된 병력이 있는 경우가 41.1%, 알코올 섭취량이 과다한 비율이 30.6%로 나왔다. 특히 이 연구에서 분석한 환자들에게선 뇌 깊은 곳에서 뇌출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74%에 달했다. 이 경우 고혈압과의 관련성이 높다.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 실질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던 환자 39명 중 50% 이상의 환자는 뇌출혈 발병 전에 이미 뇌 변성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런 뇌 변성 역시 고혈압과 관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뇌출혈은 급작스럽게 발생하며 일단 발병하면 회복해도 중증장애를 남길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다. 뇌의 안쪽에 혈관이 터져 출혈이 일어나는 뇌내출혈은 전체 뇌졸중의 10~20%를 차지하며 국내에서는 한해 10만명당 24.6명의 발병률을 보인다. 뇌출혈은 일반적으로 45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선 발병률이 낮아 10만명당 1.9명 수준이지만, 최근 생활방식의 변화로 소아·청소년기에서부터 비만과 고지혈증 등이 흔해지면서 젊은 뇌출혈 환자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혈압과 비만, 흡연, 음주, 뇌소혈관질환이 젊은 남성에게 뇌출혈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용숙 교수는 “젊은 나이에 뇌출혈이 발병하면 장애 상태로 30~40년을 살면서 간병해 줄 사람이 필요해 가족 모두가 힘들어지는 상태가 된다”며 “최근 젊은 남성에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자신의 건강을 자신하고 안일한 마음을 가져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뇌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고혈압과 관련 대사질환 및 위험 생활습관을 관리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 교수는 “고혈압약을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해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그릇된 상식도 발견된다”며 “뇌출혈 발병과 연관된 위험요인들인 고혈압, 비만, 흡연, 음주,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모두 조절을 통해 관리함으로써 사전에 충분히 뇌출혈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