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13일은 ‘세계 패혈증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패혈증은 전세계적으로 해마다 4700만~5000만명의 환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1100만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국내 패혈증 사망자 수도 2022년 6928명을 기록해 10년전인 2012년보다 사망률이 21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패혈증을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며 각종 합병증으로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패혈증은 박테리아·바이러스·진균 등 다양한 미생물에 감염돼 인체에 비정상적인 반응이 나타나며 생명을 위협하는 장기 부전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폐렴·요로감염·복막염·뇌수막염·봉와직염 등 신체 전 부위에서 감염으로 나타나는 염증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패혈증이 발생하면 38도 이상의 고열이나 36도 이하의 저체온증을 보일 수 있다. 또 평소보다 호흡과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고 피부색이 변하기도 하며 혈압이 점차 떨어지면서 소변량이 줄고 의식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더 진행되면 여러 장기로 가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장기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한편 혈전 때문에 조직이 괴사하는 경우도 있다.
패혈증은 감염이 있을 때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나이가 많거나 어린 경우, 임산부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더 위험하다. 패혈증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높은 치사율 때문인데, 국가의 의료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20~35%로 알려져 있으며 저혈압까지 동반되는 패혈증 쇼크가 오면 치사율은 40~60%까지 치솟는다.
진단은 여러 검사와 임상 증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다. 패혈증이 의심되면 먼저 장기 기능부전 또는 감염 증상과 징후를 파악한 후 그에 맞는 다양한 검사를 진행하고, 혈액·소변·뇌척수액 배양검사 등도 시행한다. 다만 원인 미생물을 파악하기 위한 배양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데 통상 2~3일까지도 걸리기 때문에 그 전에 백혈구 수와 급성 염증성 물질의 증가 상태를 살펴 조속한 치료에 들어간다. 김경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패혈증은 감염에 의한 면역반응 이상으로 장기 부전이 온 상태라고 보면 된다”며 “빠른 시간에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자칫 치료가 늦어지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패혈증 치료시 초기에 항생제를 적절하게 투여하면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원인이 되는 감염 지점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항진균제 등을 투여하며 원인균의 종류와 합병증 유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3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
다만 내성균이 자라면 항생제 변경과 격리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환자의 혈압이나 호흡이 불안정하다면 집중치료를 위해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신장이 손상된 경우 혈액 투석을, 폐 기능이 떨어져 호흡부전이 오면 인공호흡기 치료를 각각 시행한다. 만일 뇌막염이나 화농성 관절염 등의 합병증이 함께 나타나면 후유증과 장애가 남을 수 있어 더욱 유의해야 한다. 김경훈 교수는 “패혈증 쇼크가 발생하면 사망률이 더 올라가므로 수액치료를 하거나 혈관수축제나 승압제를 투여해 혈압을 적절히 유지시키고 다양한 장기 기능부전에 대한 보전적 치료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