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간염으로 간세포가 장기간 손상을 입어 흉터(섬유화)가 쌓이면 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섬유화 때문에 간의 경직도가 11kPa(킬로파스칼) 이상일 경우 간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3.3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진영주 교수 연구팀은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간 경직도 측정 수치로 간세포암 발생 위험을 예측 가능한지를 검증한 메타분석 연구를 대한간학회 공식학술지(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에 게재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0~2023년 간 섬유화 스캔 검사를 통한 순간 탄성측정법(VCTE)을 활용해 간 경직도 관련 수치를 제시한 연구들을 종합한 뒤 통계적으로 재분석했다.
만성 B형간염은 간경변증과 간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간염으로 손상된 간세포가 늘어나 섬유화된 조직이 간 전반에 걸쳐 번지면 간경변증이 되는데, 기존에는 질환이 진행된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간 조직검사를 표준적으로 활용해 왔다. 다만 조직 채취를 위해 환자의 몸을 열어야 하는 침습적 방법이라는 한계 때문에 비침습적인 간 섬유화 스캔 검사로 간경변증과 간암 위험을 진단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져 왔다.
분석 결과,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서 간 섬유화 스캔 검사로 측정된 간 경직도 수치가 11kPa 이상이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간암 발생 위험이 약 3.3배 높았다. 11kPa 이상의 경직도를 기준으로 할 때 간암 발생을 예측하는 민감도는 61%, 특이도는 78%로 나타나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간 경직도를 기준으로 환자들의 간암 발생 위험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해 조기 발견 및 적절한 예방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영주 교수는 “간 경직도가 높은 환자들은 간암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보다 철저한 감시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