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참사 3주기, “피해자들 불안증·환청·망상 등 후유증 심각”

2024.06.09 18:07

부상자 80%가 불안증·불면증 앓아

유가족, 4명 중 1명 꼴로 자살 시도 경험

광주 학동참사 3주기인 9일 오후 광주 동구청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학동참사 유가족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학동참사 3주기인 9일 오후 광주 동구청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학동참사 유가족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심각한 신체·정신적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절반 이상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경험이 있다.

4·16재단 부설기관으로 지난 1월 설립된 재난피해자권리센터는 학동 참사 3주기 추모식이 열린 9일 이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는 학동참사 부상자 7명과 유가족 12명 등 총 19명이 참여했다.

부상자 모두는 참사 이후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0% 가량은 불안증과 불면증을 겪고 있고, 이 중 절반은 잠을 자기 위해 약을 복용하고 있다. 유가족들 역시 절반이 불안증과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 만성 두통에 시달리거나 환청과 망상까지 겪는 유가족도 있다.

또 부상자의 70%는 소화·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족의 90%는 고혈압과 부정맥 등 건강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부상자와 유가족 절반 이상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족의 25%는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측은 “피해자들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심리적 개입과 신체적 치료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 동구청에서 열린 학동 참사 3주기 추모식에는 학동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을 비롯해 재난피해자권리센터 관계자, 4·16 세월호 참사, 10·29 이태원 참사, 2·18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유가족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추모 합창에는 세월호 유가족이 참여한 합창단이 학동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위로의 무대를 꾸몄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2월의 대구, 4월의 세월호, 6월의 학동, 10월의 이태원을 포함한 참사의 유가족들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위로가 돼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의 뜻에 따른 추모공간을 조성하고, 지금세대와 다음세대에 교훈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광주시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학동4구역 행정복합센터 신축 건물 앞 녹지에 희생자 추모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2021년 6월 9일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는 지상 5층 규모 건물이 붕괴하면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중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현장소장과 철거업체 대표 등 사고 책임자들은 지난 2022년 12월 법정에서 1년6개월에서 3년6개월을 각각 선고받았으나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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