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도 수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주가 조작에 김 여사와 최씨의 계좌가 동원된 것과 관련해 방조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2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수사와 관련해 “(최씨도) 수사 대상으로는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가 수사 중이다.
지난 대선을 앞둔 2021년 12월 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공범들을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을 것을 요청했지만 김 여사가 거부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수사팀은 김 여사를 서면으로 조사했지만 답변 내용이 부실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은 그 후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김 여사를 조사하지도,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도 못하고 있다.
주가 조작 사건 주범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 대한 지난해 2월 1심 판결(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에 따르면 공소시효가 살아있는 2차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에 김 여사 계좌는 3개, 최씨 계좌는 1개가 주가 조작에 동원됐다. 이에 모녀가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검찰은 1심 재판부에 ‘김 여사와 최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22억9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사건 전주 가운데 유일하게 정식 기소됐던 손모씨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손씨가 다른 피고인들과 공동으로 시세조종에 나섰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등 이유에서다. 다만 1심 재판부는 손씨가 이른바 ‘작전’이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손씨에게 주가 조작 방조 혐의를 예비적 공소 사실로 추가하겠다고 신청했고, 항소심 재판부가 지난달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은 김 여사와 최씨에게도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손씨 등에 대한) 항소심 결과도 (김 여사 수사에) 중요하게 작용할 거라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이 김 여사를 조만간 소환해 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가 수사 중인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함께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주가 조작 의혹은 과거 김 여사에 대한 서면 조사에 그치면서 진상 규명을 미뤄뒀던 터라 이번엔 대면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검찰 관계자는 “(김 여사) 조사 시기, 방법, 절차 등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수사 절차에 따라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