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대학생 될 기회’ 갈수록 줄어든다

2021.10.10 21:28 입력 2021.10.10 21:33 수정

국가장학금 신청 통계로 분석한 ‘교육 기회 불평등’

일반대 기초·차상위 계층 비중 3년 새 9.2%에서 7.5%로

고소득층 비중은 14.3%P 늘어…향후 취업 격차 이어질 수도

저소득층 ‘대학생 될 기회’ 갈수록 줄어든다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대학생들 가운데 저소득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경향신문이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2017~2020년 1학기 신입생 국가장학금 신청 인원 및 학자금 지원구간’ 자료를 보면, 신청자들 가운데 저소득층은 줄고 고소득층이 느는 ‘K자 양극화’가 해가 갈수록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대부분이 신청하는 국가장학금의 소득분위 현황 자료는 대학생의 가구 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자료다.

이 같은 현상은 대학 구분(일반대·전문대·교육대·산업대)과 설립 구분(국공립·사립)을 막론하고 공통적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장학금 신청자가 가장 많은 일반대(4년제 종합대학)에서 기초·차상위 계층의 비중은 2017년 9.2%에서 2018년 8.0%, 2019년 7.6%, 2020년 7.5%로 감소했다. 그다음으로 가구소득이 적은 1~3구간도 2017년 29.5%에서 2020년 19.7%로 매년 비중이 감소했다.

반면 고소득층인 8~10구간은 같은 기간 28.2%에서 42.5%로 14.3%포인트 상승했다. 기준중위소득에 속해 있는 4~7구간은 24.8%에서 25.1%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가구원 동의 등 필수 제출 서류를 내지 않아 소득 산정을 못한 ‘소득 미산정’은 제외한 수치다. 전문대와 산업대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사립대보다 국공립대에서 가구 소득의 격차가 더 컸다. 국공립대 신입생 국가장학금 신청자 중 기초·차상위 계층 비중은 2017년 8.1%에서 2020년 6.4%로 점차 감소했다. 8~10구간은 같은 기간 29.5%에서 44.7%까지 늘었다. 사립대의 기초·차상위 계층 비중은 2017년 11.3%에서 2020년 8.3%로, 8~10구간 비중은 2017년 22.7%에서 2020년 36.0%로 각각 변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경제력에 의해 교육 기회와 결과를 차등적으로 얻는 현상을 보정할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며 “초·중·고교에서 기본적인 교육을 받아도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을 살 수 있는 조건들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에 따른 교육 불평등은 향후 취업 격차까지 이어질 수 있다.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 이후 이행과정의 불평등 연구’를 보면, 첫 소득을 기준으로 청년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10년 동안 하위 그룹의 소득은 정체된 반면, 상위 그룹으로 갈수록 소득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남 부연구위원은 논문에서 “대학을 포함한 학력의 서열구조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으로 이어져 불평등의 고착화가 이뤄지고 있다. 교육이 상승이동의 사다리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영·유아부터 대학 때까지 무상교육이나 등록금 지원 등 교육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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