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초·중·고교에 다니는 학부모 10명 중 8명은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에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는 사실을 잘 모르거나 들어본 적 없다는 학부모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받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한 학부모 인식조사’를 보면, 학부모 10명 중 8명(82.2%)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관한 사회적 공론화 절차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공론화 절차가 ‘필요없다’는 의견은 응답자의 1.9%에 불과했다.
학부모들이 적어낸 자유로운 의견에서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둘러싼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테스트 시범운영 등 검증 과정이 필요’(11.5%), ‘교사 및 학부모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8.8%), ‘신중히 도입해야 함’(6.1%) 순으로 학부모들의 의견이 많았다.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할 것이 우려’(5.2%), ‘학생은 종이책을 읽어야 함’(4.3%) 등의 의견도 제시됐다.
AI 디지털교과서에 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답한 학부모들이 많은 이유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관한 정보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응답자 3명 중 1명(33%)은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 ‘들어본 적 있지만 잘은 모른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4.4%는 AI 디지털교과서를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AI 디지털교과서 정책 동의 여부 질문에 학부모의 38.2%가 ‘보통이다’라고 답했다. 동의(30.7%)나 비동의(31.1%)보다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데에는 학부모들 사이 AI 디지털교과서의 낮은 인지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들은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에 반대하는 이유(복수응답)를 주로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할 것이 우려되어서’(75.2%), ‘학생들의 문해력이 저하될 것 같아서’(61.4%)로 꼽았다.
교원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반대하는 비율이 높았다. 초·중·고 교원 10명 중 7명(73.6%)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비슷한 비율(73.9%)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절차가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는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전국 학부모 1000명을 통해 이뤄졌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1%p다. 교원 대상 조사는 전국 초·중·고 교원 1만9667명에게 온라인 설문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기간은 지난달 23~3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