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더 커지는 ‘청와대 비아그라‘ 구매 논란···고산병 예방·치료제 별도 구매

2016.11.23 16:06 입력 2016.11.23 16:21 수정

청와대가 지난해 12월 비아그라와 팔팔정 등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364정을 구입한 내역에 대해 “아프리카 순방시 고산병 치료용”이라고 해명했다. 비아그라가 고산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량이 지나치게 많은데다 청와대가 또다른 고산병 치료제도 구입했던 것으로 확인돼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23일 비아그라와 팔팔정을 구입한 이유에 대해 “비아그라는 고산병 치료제이기도 하다”라며 “아프리카 순방시 수행단의 고산병 치료를 위해 준비했는데 한 번도 안 써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의혹 더 커지는 ‘청와대 비아그라‘ 구매 논란···고산병 예방·치료제 별도 구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25일부터 10박 12일간 에티오피아와 우간다, 케냐, 프랑스를 순방했다. 프랑스 일정을 빼면 아프리카에 머무른 기간은 8일이다. 박 대통령이 방문한 동아프리카 3개국이 고산지대에 있어 고산병 치료제가 필요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은 저산소로 인한 폐혈관 수축에 도움이 되며 고산지대 여행자에게 투여했을 때 큰 부작용 없이 저산소증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우선 청와대가 비아그라 등을 공급받은 시기는 순방 반 년 전인 지난해 12월이다. 구하기 어려운 의약품이 아닌 비아그라를 반년이나 앞서서 구입한 이유에 대한 해명은 나오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순방국 중 고산병 위험이 심각할 정도로 고도가 높은 국가도 없었다. 가장 고도가 높은 도시인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도 해발고도가 2355m 수준이며, 그 이후에 방문한 우간다 캄팔라는 해발 1190m, 케냐 나이로비는 해발 1661m에 위치해 있다. 고산병은 해발 1850m~2750m 수준 고도에서22% 정도가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고산병 위험이 낮게나마 있는 곳은 아디스아바바뿐이다.

청와대가 같은 시기에 또다른 고산병 치료용 의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한 것도 확인됐다.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고산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또다른 약품 ‘아세타졸정’을 200정 구입했다. 아세타졸정의 주성분인 아세타졸아미드는 고지대 방문 전에 미리 투여하면 예방 효과가 있고 고산병 증상이 나타난 후 투여하면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고산병 위험이 그리 크지 않은 지역을 방문하며 고산병 예방 및 치료약에 더해 비아그라까지 수백 정을 구입한 셈이다. 청와대는 순방 직후인 2016년 6월에도 아세타졸정을 1000정이나 더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청와대는 국민 세금으로 구입하기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는 미용·영양주사에 대한 해명은 하나도 내놓지 않았다. 23일 공개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청와대는 태반주사와 감초주사, 마늘주사뿐 아니라 피부미백에 좋다는 ‘백옥주사’, 단기간 체중감량에 많이 사용하는 ‘라식스주사’ 등도 구입했다. 최순실씨 자매 이름으로 박 대통령에게 주사제를 대리처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필요할 때마다 청와대 의무실에 주문을 넣어두면 의무실에서 다 구비해뒀다”고 말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주사제들은 주로 박 대통령이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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